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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이슈] 보락·삼아제약…중견 기업인들 ‘기회의 땅’ 청담동에 터 잡다
투자 유망성·생활 편의성 등 고려
80~90년대 기업인들 대거 땅매입

정기련 보락 대표이사 보유 토지
시세 추정치 최소 480억 상당

삼아제약 허준·허미애 남매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도 땅 보유



[특별취재팀=민상식ㆍ윤현종ㆍ김현일 기자]신흥 부촌(富村)으로 자리매김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이곳은 1980∼90년대 사업을 시작해 새롭게 부자대열에 합류한 중소ㆍ중견 기업인들에게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회의 땅’이었다. 이들은 투자 유망성과 생활 편의성 등을 따져 땅을 매입하면서 대거 청담동으로 흘러 들어왔다.

헤럴드경제 특별취재팀이 토지대장, 등기부등본 등을 통해 청담동 ㎡당 1000만원 이상의 토지 소유자 현황을 조사해본 결과, 상당수의 중견기업인이 청담동에 땅을 갖고 있었다. 이들이 청담동 땅을 매입한 시기도 1980∼90년대가 대부분이다.

정기련(60) 보락 대표이사는 청담동 학동사거리에 2개 필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 필지의 총 면적은 1237㎡로 2014년 기준 공시지가에 1.8배를 곱한 최소한의 시세 추정치는 480억9000만원에 달한다. 이 땅에 세워진 건물과 상권 등을 감안하면 실거래가는 이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인근 건물의 경우 토지가격 기준 3.3㎡당 1억5000만원 이상에 거래된다. 정 대표는 1989년 이 땅을 취득했다.

이 토지에는 LG전자 베스트샵 강남본점이 자리해 있다. LG베스트샵 강남본점은 건물 한 동을 통째로 빌려 운영하고 있으며, 압구정역ㆍ압구정로데오역과 가까워 LG 국내 유통매장 중 전국 매출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각선 방향으로 마주보고 있는 삼성 디지털프라자 역시 전국 매출 1위 매장으로 전해졌다.

보락은 향료와 화공약품, 껌베이스 등 식품첨가물 및 원료의약품을 제조ㆍ판매하는 업체다. 정 대표는 정규영 보락 창업주의 큰아들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90년 보락 사장이 됐다. 정 대표의 맏딸 효정 씨는 2009년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LG전자 부장과 결혼했다. 


허준(43) 삼아제약 대표이사는 여동생 허미애(39) 이사와 공동으로 청담중학교 맞은편 청담 명품거리 80번지 일대의 1개 필지를 1988년부터 보유하고 있다. 해당 필지에는 삼아제약 서울사무소가 자리잡고 있으며, 이 토지의 이전 소유자는 허모 씨였다. 면적 841.7㎡의 시세 추정치는 289억8000만원이다.

허 대표는 삼아제약 창업주 허억 명예회장의 아들로, 미국 브래드퍼드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97년 삼아제약에 입사해 영업, 개발 분야 등을 거친 후 2002년 부사장에 올랐다. 허 명예회장의 딸 허 이사는 2005년 삼아제약에 입사했고 2010년 신규 이사로 선임됐다.

현재 청담동에 땅을 보유하고 있는 중견기업인들은 맨손으로 회사를 키운 뒤 청담동 땅을 매입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박순석(70) 신안그룹 회장은 청담사거리 도산대로변 49번지 일대의 1개 필지를 1987년부터 보유하고 있다. 면적 1454.6㎡의 시세는 적어도 337억5000만원 정도다. 이곳에는 신한오피스텔 빌딩이 자리해 있으며, 유동인구가 많아 건물 안에는 카페, 치과의원 등 20여개의 상가가 입점해 있다. 이를 통한 임대료 수입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전남 신안 출생인 박 회장은 13세에 상경해 막노동 등 온갖 고생을 하며 1980년 신안그룹의 모태가 된 신안종합건설을 설립해 본격적으로 건설업에 뛰어들었다. 이어 강관 제조업체인 휴스틸, 신안종합리조트 등으로 사세를 확장시켰다.

백승혁(45) 유니텍전자 대표이사는 학동사거리 노른자 땅 주변 3개 필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 필지는 유니텍전자가 소유하고 있던 것으로, 백 대표가 2007년 매입했다. 3개 필지의 총 면적은 495.7㎡로 시세 최소 추정치 합계는 165억5000만원이다. 이곳에는 12층 규모의 유니트빌딩이 자리해 있으며 골프연습장, 카페 등 10여개의 상가가 입점해 있다.

백 대표는 1992년 용산전자상가에 유니텍전자를 설립한 이후 코스닥 상장업체로 성장시킨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유니텍전자는 PC 주기판 및 그래픽카드 등 PC 관련 부품을 취급하고 있다.

패션업으로 자수성가한 정재봉(73) 한섬 부회장은 청담동 거리의 2개 필지(826.7㎡)를 각각 2002년, 2005년부터 보유하고 있다. 이 필지의 시세 최소 추정치는 159억9000만원이다. 이곳에는 한섬이 전개하는 편집샵 ‘무이(MUE)’ 사옥 건물과 프랑스 요리 전문 레스토랑이 위치해 있다. 서울대 문리대를 졸업한 정 부회장은 1987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여성의류 업체 한섬을 설립했다.

‘타임’ ‘마인’ ‘시스템’ 등 유명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한섬은 2012년 현대백화점그룹 내 현대홈쇼핑에 인수됐다. 인수 이후에도 한섬 대표이사직을 수행해왔던 정 부회장은 2013년 3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으며, 현재 한섬의 사내이사에 등재돼 있다. 임기는 내년 3월 25일까지다.

무역업으로 성공한 김석희(63) 삼이실업 회장은 학동사거리와 청담사거리 사이의 2개 필지(577.3㎡)를 각각 1999년, 1989년부터 보유하고 있다. 이 필지의 시세 최소 추정치는 모두 207억1000만원에 달한다.

이곳에는 삼이빌딩이 자리해 있으며 한의원, 학원 등 10여개 상가가 입점해 있다. 삼이실업은 김 회장이 1981년 설립한 중견 무역업체로 철강, 건축자재, 일반잡화, 가구 등을 세계 각국으로 수출입한다.

mss@heraldcorp.com

*더 자세한 내용은 슈퍼리치 홈페이지(www.superich.co.kr)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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