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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해창 기자의 세상읽기> 수능대박을 기원하며
[헤럴드경제=황해창 선임기자]어김없이 입시철입니다. 16년 만에 전국적으로 한파가 예고돼 있습니다. 전국 대부분이 영하권으로 뚝 떨어진다고 합니다. 실로 오랜만에 들어보는 ‘입시한파’입니다. 수험생은 물론 그 가족들의 각별하고도 세심한 준비가 요구됩니다.

그렇더라도 특별한 그 무엇보다는, 그저 따뜻한 밥 한 그릇과 차림 정도면 족하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마음 편하게 잘 다녀오도록 차분하게 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평소 연습하던 대로 하는 선수가 금메달을 딴다는 말은 입시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세월이 흘러도 세대가 바뀌어도 대입시는 변함없는 전국적 관심1호입니다. 언론도 변치 않고 예나 지금이나 입시하면 정신 바짝 차립니다. 대학이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는 우리네 특유의 문화와 정서 때문일 겁니다. 

수능대박을 담은 선물

각설하고, 이맘때면 생각나는 것이 대입시의 과거입니다. 한마디로 그 역사는 곡절의 점철입니다. 지금의 수능은 1993년(94학년도)에 시작됐습니다. 그 전신은 예비고사, 학력고사였습니다. 7080세대는 잘 알겁니다만, 예비고사는 1974학년도부터 본고사와 병행하더니 나중에 아예 본고사를 밀어냈습니다. 이어 1982학년도부터 학력고사로 바뀌어 1993학년도까지 시행된 뒤 이듬해부터 현행 수능으로 고착된 겁니다.

명칭변경만으로도 어질어질합니다. 때마다 시험다운 시험, 구체적으로는 달달 외우는 암기위주 교육을 없애기 위해서라지만 때마다 “글세”였습니다. 입시가 무슨 변하지 않으면 목숨을 부지하지 못하는 괴생명체라도 된다는 것인지.

아무튼 그 속내는 더 복잡합니다. 해마다 횡행한 입시유행어가 시니컬한 이유입니다. 대표적인 몇 개만 꼽아봅니다. 물수능, 불수능, 불쑈, 개나 소나 300점, 수(학)포자, 물(리)포자, 복불복, 눈치게임, 내신뻥튀기, 저주받은 00년생, 죽음의 트라이앵글 등등. 

변함없는 수험생 부모들의 간절한 대입성공 기도

수능의 대표적인 실패작이라면 2001ㆍ2002학년도 수능이 꼽힙니다. 새천년 선물치고는 거푸 최악이었던 겁니다. 첫해 완전 물수능으로 만점자가 서울대 법대에 떨어지고, 제2 외국어 중국어는 기초 한자만 알아도 40점 만점에 30점을 넘어섭니다. 더 큰 문제는 이듬해입니다. 물수능을 의식해 최악이자 최강 수능이 현실화 한 것입니다. 당일 언어시험이 끝나고 도중 극단적인 선택을 한 학생이 두 자릿수를 넘더니 줄잡아 성적 비관으로 세상과 이별한 경우가 수십 명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당시 교육부장관이 지금 새정치민주연합 이해찬 의원(세종시)입니다. 참고사항입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마찬가지입니다. 정책적으로 채택과 폐지는 손바닥 뒤집듯 반복입니다. 올해는 영어 수준별 평가가 폐지됐습니다. 앞으로 한국사 필수(아주 잘된 일), 영어 절대평가, 문·이과 통합 등 초대형 과제가 즐비합니다. 교육당국은 늘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기 위함이라지만 반응은 싸늘합니다. “우리가 무슨 니네 실험생쥐냐” 이겁니다. 

수능대박 염원 이미지

그러고 보니 2007년에 치른 2008학년도 수능도 기록할 만한 수준 이하였기에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수능등급제가 문제였던 겁니다.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기재하지 않고 성적표에 등급만 매기는 식으로 모든 것이 불투명한 깜깜이 수능이었습니다. 딱 1년 만에 후다닥 덮었습니다만, 그 폐해는 무지 컸습니다. ‘저주받은 00년생’한탄이 바로 이 때 나온 얘기입니다.
뒤탈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성적표가 뒤바뀌거나 복수정답 논란은 다반사였습니다. 지난해 치른 수능 세계지리 8번문항의 복수정답 늑장 인정을 둘러싼 파문과 후유증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피해학생 구제도 난제지만 어떻게든 하긴 해야 할 것입니다.

수능이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이번에는 작든 크든 탈이 없어야 할 터인데 걱정이 앞섭니다. 예비소집일인 12일, 벌써 찬바람이 심상찮습니다. 모두에서 바란 대로 국민적인 관심과 배려가 긴요한 때입니다. 아울러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라도 수험생 모두 무탈하게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길 소망합니다.

/hchwang@heraldcorp.c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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