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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이슈] “건물 높이가 곧 자존심”…아시아국가·억만장자들 ‘초고층 집착증’
전세계 마천루 10개중 3개 중국아시아에만 63개 75% 몰려있어인구 증가·값싼 노동력에부호들 경제력 과시 욕망 더해져
[특별취재팀] 높이 300m이상의 건물인 초고층 빌딩은 인간의 탐욕을 상징한다. 하늘을 찌를 듯한 건물은 슈퍼리치들의 끝없는 과잉욕망을 잘 드러낸다.

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CTBUH)에 따르면 전 세계 완공된 초고층 빌딩(높이 300m 이상)은 84개이다. 이 가운데 중국에 세워진 것이 26개다. 지구상에 세워진 마천루 10개 중 3개가 중국에 있는 셈이다. 한국에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송도 동북아무역센터’(305m), 부산 해운대 위브더제니스(301m) 등 2개의 초고층 빌딩이 있다. 중동에 건설된 27개를 포함하면 아시아에만 75%(63개)가 몰려있다. 반면 유럽에 위치한 초고층빌딩은 3개에 불과하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신축 중인 초고층 빌딩은 108개에 달한다. 중국에서만 66개가 건설 중이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인도에서 각각 9개가 건설되고 있다. 그 다음으로 미국(6개), 한국(4개) 순이다. 선진국은 초고층에 집착하지 않는다. 러시아(2개)를 제외하면 유럽에서 건설 중인 초고층빌딩은 전혀 없다. 앞으로 착공이 계획된 마천루 프로젝트가 전 세계 139개에 달한다. 


▶최고층 향한 중동 통치자들의 자존심 싸움=현존하는 세계 최고층 빌딩인 ‘부르즈 할리파’(Burj Khalifaㆍ828m)는 UAE 두바이에 있다. 부르즈 할리파의 실질적인 소유자는 두바이 통치자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Sheikh Mohammed bin Rashid Al Maktoum) UAE 부통령 겸 총리다. 개인 자산은 140억 달러(한화 약 15조1000억원)에 이른다.

부르즈 할리파 개발은 UAE 최대 국영 개발업체인 이마르(Emaar Properties)사가 총괄했다. 보통 두바이 개발사업은 정부와 개발업체 간의 밀접한 협력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이마르사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부르즈 할리파 건설사업을 진행했다. 이마르사의 지분 29.2%는 UAE 국부펀드인 두바이 투자공사(Investment Corporation of DubaiㆍICD)가 보유하고 있다. 운용 자산규모가 700억 달러에 이르는 ICD는 두바이 통치자인 셰이크 모하메드 UAE 부통령이 장악하고 있다.

지금까지 중동에 건설된 마천루는 부르즈 할리파를 포함해 모두 27개이고, 현재 건설이 진행 중인 초고층빌딩은 13개에 이른다. 이 중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 제다의 킹덤타워(Kingdom Tower)가 UAE 통치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2020년 완공 예정인 킹덤타워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높이 1㎞를 넘어, 부르즈 할리파를 제치고 세계 최고층 자리에 오를 것이 확실시 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사우디와 UAE는 높이 경쟁을 치열하게 벌여왔다. 사우디는 부르즈 할리파 완공 2년 후에야 메카에 마카로얄클락타워호텔(601m)을 완공했다. 높이 경쟁에 밀려 자존심이 상한 사우디가 ‘절치부심’하며 준비해 온 것이 킹덤 타워다. 킹덤타워는 사우디가 추진하는 200억 달러 규모의 킹덤시티(Kingdom City)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타워 공사비용만 12억 달러가 투입된다. 부르즈 할리파 공사비는 총 15억 달러였다.


킹덤타워의 소유주는 사우디의 알왈리드 빈 탈랄 알사우드(Alwaleed bin Talal Al-Saud) 왕자이다. 킹덤타워 개발은 투자회사인 킹덤홀딩컴퍼니(KHC)가 총괄하고 있다. KHC 지분 95%는 알왈리드 왕자가 소유하고 있다. 현 사우디 국왕의 조카인 그는 1990년대 씨티그룹에 투자한 후 자신의 회사 KHC를 세웠다. 이후 애플, 월트디즈니 등 글로벌기업에 투자하며 자산을 불렸다. 알왈리드 왕자의 개인 자산액은 216억 달러에 달한다.

킹덤타워에 맞서 세계 최고층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UAE 통치자들은 최근 초고층빌딩 프로젝트를 잇달아 내놓았다. 하지만 두바이 정부 소유의 부동산 개발사인 나킬(Nakheel)사가 높이 1490m로 짓겠다던 나킬타워는 최근 재정문제로 건설계획이 중단됐다. 또 킹덤타워를 능가하겠다던 두바이 시티타워(2400m)와 쿠웨이트 부르즈 무바라크 알카비르(1001m)도 향후 사업 진행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중국 신흥 부호들 초고층빌딩 과열양상= 초고층건물 건립은 중국에서 가장 활발하다. 현재 중국에서 건설 중인 초고층빌딩은 66개로, 전 세계 신축 중인 초고층빌딩 108개의 61%에 이른다.

현재 중국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에 729m 높이로 ‘중난센터(中南中心)’가 건설 중이다. 2020년 완공될 경우 세계 3위 마천루가 될 전망이다.

중난센터는 중국 유명 부동산개발업체 중난(中南)그룹이 총괄하고 있으며, 천진스(陳錦石) 중난그룹 회장이 중난센터의 실질적인 소유주이다. 천 회장은 중국 유수의 부동산 개발자로 1988년 단돈 800달러, 직원 28명으로 창업해 현재 직원 4만명에 달하는 중난그룹을 일궈냈다. 중난그룹은 올해 1~3분기에 13억 달러의 매출과 1억1400만달러의 누적 순익을 기록했다. 천 회장은 중난(中南)건설의 지분 72.9%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의 개인 자산은 7억 달러로 추정된다. 


광둥(廣東)성 선전(深)에 건설 중인 핑안(平安)국제금융센터(660m)는 2016년 준공 예정이다. 핑안국제금융센터의 개발사는 중국 최대 보험회사 중 하나인 핑안보험그룹으로,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 일가가 핑안보험그룹의 실질적인 소유주로 추정되고 있다. 또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의 녹지(綠地)센터(636m)가 2017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마천루는 중국 경제의 위상을 전 세계에 과시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2008년 492m 높이의 상하이세계금융센터(SWFC)가 건립됐다. 최근 SWFC 옆에 높이 632m의 상하이타워(上海中心)가 완공되면서 현재 중국 최고 마천루 자리는 상하이타워가 차지하고 있다.

중국 신흥 부호들도 중동 통치자들 못지않게 세계 최고층을 향한 욕망이 크다. 중국의 친환경 에어컨 생산업체인 위안다(遠大)그룹의 장웨(張躍) 회장은 2년 전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에 부르즈 할리파보다 10m 높은 스카이시티(838m)를 건설하겠다고 밝혔지만 공사 진행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위안다그룹은 최근에는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 킹덤타워보다 높은 1008m의 ‘스카이시티 2’를 짓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공사 진행여부는 불투명하다. 1988년 3000달러로 위안다그룹을 창업한 장 회장은 현재 7억8000만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mss@heraldcorp.com

-더 자세한 내용은 슈퍼리치 홈페이지(www.superich.co.kr)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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