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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돈의 임대시장…전세비중 넘어 ‘월세시대’ 시작됐다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재계약 물건의 절반은 월세로 바뀌고 있습니다.”(서울 송파구 신천동 학사공인 심용진 대표)

“요즘 새 아파트는 무조건 월세로 나옵니다. 기다리다 지친 일부만 전세로 바뀌는 정도죠.”(노원구 상계동 믿음공인 관계자)

전세가 사라지고 있다. 빈자리엔 월세가 터를 잡고 있다. 월세가 임대시장에서 조금씩 세를 넓히더니 어느새 주연으로 떠올랐다.정부도 임대시장에서 월세가 대세가 됐다고 공식 선언했다.

김재정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은 6일 “이미 임대시장에서 월세가 전세 비중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김 정책관은 “확정일자로 따지면 임대시장에서 월세 40%, 전세 60% 정도로 나오지만, 재계약 등을 하면서 새로 생긴 보증부 월세 등은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월세가 많이 누락됐을 것”이라며 “2014년 주거실태 조사 결과가 나와야 구체적인 변화를 파악할 수 있겠지만, 이미 월세가 전세를 역전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토부 2012년 주거실태 조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월세는 383만4565가구로 전세(368만4820가구)보다 14만9745가구 적다. 이는 전체 주거형태별 거주 비율로 따지면 0.2%포인트의 미미한 차이다. 당시 주거형태별 거주 비율에서 월세는 21.6%, 전세는 21.8%였다.

최근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팔랐던 점을 고려하면 2년이 지난 지금 월세가 전세를 앞질러 400만가구를 돌파했을 것이라는 게 정부를 비롯한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당장 거래량 변화만 따져도 이런 판단이 설득력을 얻는다. 국토부 전월세 집계자료에 따르면 올 1~9월 누적 월세 거래량은 45만9000여건으로 2011년 같은 기간(32만9000건)보다 13만건이나 늘었다. 반면, 전세 거래량은 2011년엔 67만1000여건이었는데 올핸 64만5000여건으로 계속 줄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수도권 월세 공급량은 2011년1월 이래 3년10개월 동안 줄곧 ‘공급우위’로 수요를 초과했다. 사상 최저금리에 집값 상승 기대감이 사라진 상황에서 집주인이 더 이상 전세 임대를 놓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이에따라 월세 시세는 2012년11월 이후 올 10월까지 매월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재국 서일대 교수는 “집값이 안정화되고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 전세가 축소되고 월세가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런 경제 흐름”이라며 “경제 구조변화에 따라 월세시대가 생각보다 빠르게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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