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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활인(活人)
활인은 ‘사람의 목숨을 구하여 살린다’는 뜻이다. 병에 걸리지 않도록 건강을 잘 관리해 오래 살기를 도모한다는 양생(養生)과 일맥상통한다. 이를 추구한 대표적인 서적이라면 조선의 성리학자 퇴계(退溪) 이황(李滉)이 쓴 활인심방(活人心方)이 꼽힌다.

이 책 서문에서 퇴계 선생은 병의 근원은 하나로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병들기 전에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것을 수양(修養)이라 하고, 병인 난 후에 고치는 것을 약이(藥餌)라고 했다. 또 마음이 고요하면 모든 일이 태연하고 맥박이 활발하나 그러하지 못하면 탁하여 백병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활인심방 중에서도 도인법(導引法)이란 것이 있는데 열 세가지 동작으로 이루어진 체조다. 학문에 매진할 수 있도록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보건체조의 성격이 짙다. 호흡과 팔다리 운동을 조화시켜 기(氣)흐름과 혈액순환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놀랍게도 현대 스포츠의학이나 해부학적으로도 대단히 과학적이라는 평가다.

요즘 건강 100세 시대를 반영해 이 활인체조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최근 연세대에서 열린 ‘노인 양생체조 경연대회’에는 전국에서 노년층 700명 여명이 참가해 활인심방에 나오는 동작을 응용해 만든 양생체조의 기품을 선보였다고 한다. 병 예방은 물론이고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체조를 재현했다는 점,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게끔 우리 전통가락을 배경음악으로 택했다는 점, 혈자리 등 신체부위를 양손 손끝으로 두드리는 등 동작 배열도 노인세대에 맞춤 형식으로 짰다는 점 등이 크게 주목을 받았다. 

중국에 기공, 인도에 요가, 미국에 에어로빅이 있다면, 이 땅에는 성인ㆍ노인병을 예방하고 장수비결을 간직해온 고유의 활인체조가 살아숨쉰다는 사실이 새삼 자랑스럽다. 

황해창 선임기자/hchw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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