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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은 대권주자…여도 야도 “반”했다
정치권 ‘반기문 앓이’ 왜
반기문〈사진〉 유엔 사무총장이 여의도 정가를 술렁이게 하고 있다. 반 총장은 본인의 입에선 대권의 ‘대’ 자도 꺼낸 적 없다지만, 정치권에선 그를 끌어와 ‘2017 대통령선거’에 서로 후보로 밀겠다고 난리다.

반 총장에게 가장 먼저 러브콜을 보낸 쪽은 여당의 친박계다. 친박계 의원들의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한 지난 29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출마 가능성 등을 중심으로 본 2017년 차기 대선 지지도 판세’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두고보고만 있을 순 없었는지 야당도 가세했다. 출처 불명의 반 총장 측근 입을 빌어 “(반 총장이) 새누리당엔 안간다고 했다”고 주장하고, 참여정부와 반 총장의 인연을 내세워 “반 총장은 ‘민주당 DNA’”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직도 한참 남은 대선을 앞두고 대체 반기문 카드를 운운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선점하기 위한 노림수로 보인다. 반 총장은 아직까지는 어떤 색을 입혀도 어울린다. 그는 친박계가 주장하는 것처럼 보수색채가 강하지만, 외교관료로서 빛을 본 것은 참여정부 때다. 강력한 대권후보로 성장한 그를 서둘러 찜해 놓으려는 야심의 발로로 읽혀진다.

친박계엔 ‘김무성 대세론’을 견제할 수 있는 훌륭한 카드로도 활용된다. 차기 대권 후보로 이렇다 할 주자가 없는 친박계로선 ‘무대’(무성대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애칭)에 맞설 카드로 반 총장만한 인물이 없다.

야당은 기존 정치에 때 묻지 않은 ‘새인물’을 찾는 유권자 기호에 맞출 수 있다는 점에서 반 총장을 주목하고 있다. 박원순ㆍ문재인 ‘빅 2’ 카드에 식상해 하는 정치그룹에서 이들의 대항마로 반 총장을 지목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비노 진영과 호남 본류를 자처하는 DJ 동교동계 정치인들이 바로 이들이다.

하지만 정치권의 이런 부산한 움직임이 반 총장의 정치입문에 오히려 방해가 되고, 정치에 입문하더라도 실패를 맞보게 할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가깝게는 안철수 의원부터, 멀게는 고(故) 정주영 회장처럼 대중적 인기를 발판으로 대권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 정치인들을 예로 들고 있다. ‘조직’으로 대변되는 여의도 정치판에서 살아남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지난달 한 여론 조사기관이 대선후보 선호도 설문을 조사한 결과 반 총장은 39.7%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여야 잠룡으로 손꼽히는 박원순 서울시장(13.5%),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9.3%),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4.9%) 등을 큰 격차로 앞섰다.

유재훈 기자/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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