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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imagine, 디자인으로…> IT와 연결된 車…‘탈 것’ 넘어 생활 그 자체가 되다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표현하다, 지시하다, 성취하다’

‘디자인(Design)’이란 말은 이런 뜻을 가진 라틴어 ‘데시그나레(designare)’에서 유래했다.

과거 디자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순수 미술적 요소(표현)에만 주목해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오늘날 디자인은 산업과 융합되면서 제품의 기능과 브랜드의 가치, 지향점(지시)을 나타낸다. 나아가 인간 삶 자체에 공헌함으로써 지속가능성을 확대할 수 있는 기술의 발달(성취)까지도 디자인의 주요 역할로 인식되고 있다.

자동차는 산업 디자인의 정수다. 친환경차 개발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요즘 공기역학적인 외관 설계를 통해 공기 저항을 최소화함으로써 연비 경쟁에서 한 발 더 앞서나가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와 자동차의 연결성을 강화해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주행환경을 디자인하고자 하는 경쟁이 치열하다.

현대차 아슬란에 탑재한 연구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애플 카플레이를 시연하고 있다. 애플 카플레이를 통해 운전자는 스마트폰이나 AVN에 손댈 필요없이 목소리만으로도 스마트폰에 내장된 음악을 차량을 통해 재생할 수 있으며, 내비게이션을 통한 목적지 검색, 통화 및 문자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차-IT 연결로 안전ㆍ즐거움 ‘UP’=주행 중 운전자의 스마트폰으로 문자가 한 통 왔다. 하지만 운전자는 스마트폰 화면에 시선을 빼앗기거나 손을 댈 필요가 전혀 없다. 바로 스마트폰과 ‘애플 카플레이’를 통해 연결돼 있는 자동차가 문자를 소리내 읽어줬기 때문이다. 답장도 어렵지 않다. 운전자는 주행을 계속하면서 ‘문자’라고 말한 뒤 자신이 보내고 싶은 문장을 말하기만 하면 자동차가 동으로 답장을 보내줬다.

내비게이션 역시 마찬가지다. 기존에는 오디오ㆍ비디오ㆍ내비게이션(AVN) 스크린을 보며 직접 목적지를 입력해야 했지만 이젠 목소리로 가고 싶은 목적지만 말해주면 알아서 목적지를 설정해준다. 특히 인터넷 기반의 애플맵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실시간 교통 상황에 따라 수시로 목적지로 향하는 길을 편리하게 안내해줬다.

‘애플 카플레이’ 운영체제(OS)를 통해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사용하는 모습을 시연했던 한 현대자동차 연구원은 “이들 기능뿐만 아니라 운전자는 스마트폰에 내장된 음악도 차량을 통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시연을 통해 보여 준 ‘애플 카플레이’와 함께 구글에서 개발한 스마트폰 운영체제(OS)를 통해 구현되는 ‘안드로이드 오토’ 역시 시판되는 차량에 적용할 수 있도록 ‘차량IT선행개발팀’을 통해 연구 중이다.

노용호 차량IT선행개발팀장은 “현대차는 2012년 하반기부터 차량 인포테인먼트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애플과 협력해오고 있다”며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분야에서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현대차가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용 OS 탑재를 위한 자동차 환경을 디자인하기 위해 노력 중인 것은 바로 페라리, 메르세데스 벤츠, 볼보 등의 완성차 업체가 조만간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대차 역시 2015년부터 미국시장에서 판매되는 차량을 ‘애플 카플레이’로 구동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 팀장은 “현재 스마트폰 OS 시장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애플과 구글을 모두 구현할 수 있는 차량 환경을 디자인하는 것은 운전자의 안전한 운행과 함께 편의성을 강화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커넥티드카는 지난해 70만대에서 오는 2016년 2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며, 산업 디자인 부문에 있어 핵심 부문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를 활용해 운전 중 스마트폰의 주요 기능을 사용하는 모습. 안드로이드 오토를 통해 운전자들은 내비게이션, 통화 및 문자, 음악 재생 등 애플 카플레이와 유사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세계 최대 검색 엔진인 구글을 활용해 찾고 싶은 정보에 대한 음성 검색 기능도 지원받을 수 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사물인터넷이 바꾸는 차=최근엔 IT기기와 차량의 연결에서 더 나아가 운전자의 상태를 차량이 인식하고 그에 맞게 접근성과 편리성, 미학적인 구성을 바꾸는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가미시키려는 노력도 진행 중이다.

현대차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5’에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의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대형스크린으로 구성된 센터페시아에는 직접적인 터치 없이도 운전자의 평소 조작 습관 등을 인식해 움직임에 따라 내비게이션, 통화, 음악감상 등의 기능이 실현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조수석과 뒷좌석에는 직접 조작이 가능한 터치스크린 형태의 인포테인먼트 장비를 장착, 운행 중 동영상 등을 시청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현대차 연구개발부문 관계자는 “이는 무인주행차량 개발에 대비해 차량 내부에서 승객들이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승객들은 갤럭시 기어 등 웨어러블 IT기기를 통해 차량의 정보를 수시로 제공받고, 하차 이후 최종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차량 내비게이션과 연결해 지속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사물인터넷 환경을 디자인할 계획이다.

사물인터넷 기술은 산업디자인 분야의 ‘대세’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시장조사업체 마키나 리서치(Machina Research)에 따르면 1인당 연결 사물 수가 현재 2개에서 2020년 10개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0년 사물인터넷 시장은 2014년(237조원)보다 4.4배 늘어난 글로벌 1035조원(국내 2조7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금 생각과 완전히 다른 형태의 자동차가 디자인될 것”이라며 “미래 자동차 기술디자인에서는 자동차와 운전자의 연결뿐만 아니라 차량과 차량, 차량과 주변 사물간의 상호 정보 소통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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