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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학생의 날
[헤럴드경제=이해준 선임기자]지금으로부터 85년 전인 1929년 11월3일은 일본의 4대 명절 가운데 하나인 명치절이었다. 조선학생들은 신사참배를 강요당해 불만이 켜져 있었고, 일부 학생들은 참배를 거부하면서 저항감을 표출했다. 이날 오전 광주에서 신사참배를 하고 돌아오던 일본인 중학생들과 광주고등보통학교 학생들 사이의 충돌이 발생해 한 학생이 단도에 찔려 부상을 당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이는 민족차별과 식민지 노예교육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 있던 학생들을 격분시켰다. 이로 인해 시작된 동맹휴교와 학생들의 항일운동은 이듬해까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쓰러져가던 민족혼을 일깨웠다.


해방과 한국전쟁 직후인 1953년 국회는 이 광주학생운동을 기념해 11월3일을 학생의날로 제정했다. 하지만 독재정권에 항의하며 민주화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자 박정희 정권은 10월유신 직후인 1974년 학생의 날을 폐지했다. 그럼에도 학생들은 이날을 전후로 민주화 시위를 벌이고 학생의날 부활을 줄기차게 요구했다. 결국 학원민주화 직후인 1984년 학생의날이 부활했으며, 2006년 이를 학생독립운동기념일로 변경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학생, 그리고 젊음은 순수와 열정의 표상이며, 한국에서 학생은 국가와 민족이 위기에 처했을 때 사회를 일깨우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금 이들은 입시와 스펙, 취업과의 전쟁에 젊음의 열정을 바치고 있다. 젊은이의 열정과 기개가 사라지면 그 사회의 건강성과 역동성도 시들어버린다. 그것을 되찾는 것은 우리 사회의 몫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학생들과 젊은이들의 몫이다. 학생독립운동기념일로 박제된 이 날의 의미를 되찾는 것이 그 시작이 될 것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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