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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흡연관련 통계발표 믿을 수 있나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보건복지부는 담배를 오랫동안 많이 피면 필수록 진료비 부담이 증가한다고 지난 30일 발표했다. 즉, 40갑년 이상 흡연자의 1인당 진료비 부담은 103만원으로 10갑년 미만 흡연자의 진료비 부담인 38만원보다 약 2.7배 크다고 말했다.

갑년은 하루평균 담배소비량(갑)에 흡연기간(년)을 곱한 것으로, 10갑년은 하루에 한 갑씩 10년 또는 하루에 두 갑씩 5년 동안 흡연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흡연기간과 진료비와의 상관관계를 비교하기 위해서는 같은 연령대의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비교하여 진료비를 산출해야 하나, 이를 무시하고 전체 연령대의 진료비를 단순 비교했다.

또한 30갑년 이상 흡연자가 전체 흡연자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2%로 장기·다량흡연자가 진료비를 더 많이 부담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령대 전체 진료비를 비교해 볼때 10~20갑년의 진료비 비중이 27.8%로 가장 높을 뿐 아니라 이 구간 이후부터는 구간별로 전체 진료비가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40갑년(14.6%)과 40갑년 이상(13.6%)을 더한 수치를 강조해, 흡연기간이 길고 흡연량이 많을수록 진료비를 많이 부담하는 것처럼 발표했다.

비단 이 사례뿐만이 아니다. 과거 보건복지부는 “담뱃값이 오르면 저소득층이 담배 소비를 줄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 사례 분석결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2004년 담뱃값 인상 전후 흡연률 변동사례를 보면 1분위(저소득층) 남성흡연율은 1998년 69.1%에서 2011년 53.9%로 15.2%p가 감소했으나, 상위층인 4분위 흡연율은 같은 기간 63.4%에서 44.1%로 19%p가 하락하는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복지부는 또한 우리나라의 남성흡연율이 43.7%로 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성인흡연율은 23.2%로 OECD평균수준(20.9%)이고 여성흡연율은 5.1%로 세계 최저 수준이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남성흡연율만 발표했다.

복지부의 주장에 따르면 흡연율 감소를 위해서는 담뱃값 인상이 가장 효과적인 정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담뱃값 인상시 가수요 등의 영향으로 일시적으로는 흡연율이 하락하지만 시간이 경과되면서 회복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후생노동성이 2010년 10월 담뱃세 인상 후, 그 해 11~12월 일본 전역의 성인남녀 1,14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담뱃세 인상전인 2009년 11~12월 흡연율보다 높아졌다.

보건복지부의 진료비 부담 발표에 대해 전문가들은 “보건복지부의 잇따른 아전인수식 통계자료 발표는 최근 담뱃세 인상이 ‘서민증세’, ‘꼼수 증세’라는 반발 여론에 부딪치자 이를 희석하고 담뱃세 인상을 정당화하려는 의도가 아닌가”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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