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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도 마이너스인데 경주마로 재테크할까?
[헤럴드경제=한영훈 기자]현재 인기리에 방영중인 한 순위선정 프로그램에서 현재 뜨고 있는 19개의 틈새 재테크 리스트를 선정했다. 그 중 경주마를 사서 수입을 창출하는 ‘경주마 재테크’가 당당히 2위에 이름을 올려 시청자의 이목을 끌었다. 잘만 하면 1년에 10억 원 대의 대박도 가능하다는 경주마 재테크는 적금, 부동산 등 전통적인 재테크에서 벗어나 새로운 틈새시장을 노리는 재테크 수단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매력적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경주마 재테크의 주인공인 마주(馬主)는 많은 선진국에서 이미 명예로운 직업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은 “영국수상보다는 더비경주 우승마의 마주가 되고 싶다”고 말했을 정도로 마주의 지위는 상상 이상이다. 거기에 경마를 즐기면서 얻는 스릴과 말을 키우면서 느끼는 교감, 사회지도층 간 인적 네트워크의 형성은 덤으로 얻을 수 있으니 이 쯤 되면 마주는 거의 신도 부러워 할 직업이라 할 만 하다. 


그렇다면 마주는 과연 무엇일까? 우리나라에서는 ‘마주’라는 개념이 다소 생소하기 때문에 그 의미가 단순히 “말 주인”으로 평가 절하되기도 하지만 사실 마주는 경마산업에서 한 축을 담당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주란 경주마를 소유하거나 소유할 목적으로 한국마사회에 등록한 자로, 소유한 경주마를 경주에 출주시키고 그 대가로 한국마사회로부터 경마상금을 수령 받는다. 일반적으로 1개 경주에서 우승 시 마주가 수령 받는 상금의 배분율은 약 79%이고, 최고상금을 자랑하는 대통령배 대상경주의 경우 총 상금 7억 원이 걸려있다. 이와 더불어 KRA컵 마일-코리안 더비-농림축산부장관배로 이어지는 삼관경주에서 최우수 경주마로 선정될 경우 무려 7억 원의 인센티브까지 획득할 수 있으니 소위 말해서 잘나가는 마주가 된다면 억대 연봉은 충분히 보장받는 셈이다.

또한 마주는 단순히 부를 축적하는 수단일 뿐 아니라 그 자체로 사회적 존경과 동경의 대상으로 여겨진다. 경마종주국인 영국에서는 역사적으로 ‘마주=귀족’이라는 인식이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되었고, 이러한 흐름은 현재까지도 이어진다. 미국, 호주 등 경마를 시행하는 세계 여러 나라 역시 ‘마주=상류층’이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오늘날에도 외국에서는 사회지도층,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등 유명 인사들이 마주로 활동한 사례가 상당히 빈번하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을 비롯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前)감독이었던 알렉스 퍼거슨 경, 할리우드에서 손꼽히는 명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등 마주의 타이틀을 가지고 각계 다양한 위치에서 활동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마주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경제계는 물론 최근에는 연예계까지 참여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잡은 대표적인 마주로는 대통령배 3연패에 빛나는 ‘당대불패’의 정영식 마주를 꼽을 수 있다. 지난 2009년에 데뷔해 2013년 은퇴할 때까지 ‘당대불패’가 현역기간동안 수득상금은 무려 29억 8,500여만 원으로, 정영식 마주는 ‘당대불패’ 1두만을 가지고 23억 원이 넘는 상금을 가져갔다. 이를 단순히 통계적으로 환산을 해봐도 매년 4억 원 이상을 ‘당대불패’를 통해 벌어들였으니 마주로서 경제적 효과는 톡톡히 본 셈이다. 또한 정 마주는 2011년부터 ‘당대불패’의 명의로 매년 1억 원 씩 기부를 계속해 옴으로써 기부 왕이라는 영예로운 별명까지 얻었다. 이를 통해 그는 1억 원 이상 고액 기부자들만 가입할 수 있는 ‘아너소사이어티’의 멤버가 되었고, 현재도 지역 사회공헌활동 및 메세나활동 후원 등 ‘노블리스 오블리즈’를 적극 실천하는 마주로 유명하다.

이처럼 마주는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높은 품격을 자랑하기 때문에 마주 신청에 있어서는 엄격한 자격을 요구한다. 먼저 법적으로는 한국마사회 법 및 관련규정상 제한대상자가 아닌 자만 마주의 자격을 가질 수 있다. 제한대상자에는 피성년후견인, 피한정후견인, 금고형 이상 선고자 등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경우 뿐 아니라 한국마사회 임직원, 조교사, 기수, 마필관리사 등도 포함된다. 경제적 요건 역시 경주마 구입비 및 위탁관리비 등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해야만 하고, 개인, 법인, 조합 별 각각의 최소자격요건을 갖춰야만 한다.

무엇보다 마주는 경마시행체인 한국마사회에서 공고하는 모집을 통해서만 신청이 가능하다. 따라서 마주가 되고 싶다면 이번 2014년 마주 정기모집을 활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렛츠런파크 서울(구 서울경마공원)은 11월 5일까지 이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구 부산경남경마공원)은 11월 12일까지 모집할 예정이다. 개인마주, 법인마주, 조합마주 등 총 세 부문으로 마주를 선발하고, 마주등록심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12월 중에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2014년 마주모집과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한국마사회 홈페이지(www.kra.co.kr)를 참고하면 된다.

glfh20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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