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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볼라 사태 ‘터닝포인트’ 다가섰나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마침내 터널 끝에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서아프리카 기니에서 전염을 시작한 지난 3월 이후 8개월만에 29일(현지시간) 현재 전세계 감염자가 세계보건기구(WHO) 추산 1만3703명에 이른 가운데, 에볼라 발병이 확산세에서 진정세로 전환점을 돌기 시작했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잇따르고 있다.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피해가 가장 컸던 라이베리아에서 신규 감염자 숫자가 줄면서 이런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영국 생물의학 연구소 웰콤트러스트의 제레미 패러 이사장은 영국 가디언에 실은 기고에서 “이 어둠이 마침내 빛을 보기 시작했다. 지난 10일간 국제사회가 행동에 나서 ‘에볼라 조류’를 바꿔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연합(EU)의 기부액이 10억달러로 거의 배가량 늘어나는 등 이제 돈은 더이상 장애가 안된다”며 “WHO는 리더십을 보이며 국제사회 노력을 조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백신 개발 속도가 빨라진 것도 에볼라가 곧 진압될 것이란 낙관론에 힘을 싣는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브루스 에일워드 WHO 사무총장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발발 이후 처음으로 신규 감염이 감소한 라이베리아가 “희미한 희망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에선 빈 침대가 늘고 있고, 실험실에서의 확진도 줄고 있다”며 라이베리아의 주간 신규감염이 전주대비 25% 가량 줄었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에볼라 환자를 접촉한 이들을 추적ㆍ감시하는 전략과 사망자를 안전하게 매장하는 일, 적극적인 공공인식 개선 운동 등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몇주 전 WHO는 에볼라 전염세를 잡지 못하면 매주 5000~1만명의 신규감염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지난 19일부터 29일까지 신규 감염자는 3764명선에 그쳤다.

하지만 에일워드 총장은 “애완 호랑이를 통제하는 것과 같다. 에볼라는 매우, 매우 위험한 병”이라며 에볼라 발병이 언제든 다시 폭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시에라리온에선 최초 발병지역에서 신규 감염이 몇주새 ‘0’이었지만, 수도를 비롯해 다른 지역에서 감염이 확산하는 등 에볼라 발병 경로가 이동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에일워드 총장은 “시에라리온에선 (라이베리아와 같은) 트렌드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며 “반환점을 돌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국경없는의사회 소속으로 라이베리아에서 활동 중인 엘라 왓슨-스트리커는 AP통신에 “신규 감염이 감춰져 있기 때문에 감소된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며 “일부 의료진이 정부의 권고와 달리 자체 매장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숫자의 외연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앞서 적십자는 28일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에서 사망자 수가 9월 첫주 315명에서 지난주 117명으로 감소했다며, 처음으로 ‘터닝포인트’에 다가갔다는 표현을 썼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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