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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정·자신감 찾아준 의미있는 대회…꼭 2연패 달성해야죠”
작년 헤럴드·KYJ 투어챔피언십 초대 챔피언 허인회
작년 우승 후 ‘게으른 천재’ 불명예 벗어
모든 사업 접고 오로지 골프에만 집중

드라이버 비거리 늘린 나만의 비법
‘왼손 한 손으로 56도 웨지샷 연습하라’


“골프 열정과 자신감 찾아준 대회, 꼭 2연패 하겠습니다.”

1년 전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작년 이맘 때 제주에서 만난 그는 야생마 같았다. 노랗게 탈색한 머리에 튀는 패션, 필드 위 화려한 세리머니, 그리고 엉뚱한 답변으로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던 그다. 그래서 그에겐 ‘4차원 꽃미남’ ‘자유로운 영혼’ ‘필드의 악동’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하지만 그를 가장 정확하게 표현한 별명은 역시 ‘게으른 천재’다. 실력은 타고났지만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성적이 영 신통찮았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달라졌다. 출발점은 지난해 헤럴드·KYJ 투어 챔피언십 우승이었다. 5년 만의 깜짝 우승 후 그는 생애 처음 메인스폰서와 계약했고 이달 중순 일본프로투어(JGTO)에서도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야말로 환골탈태였다.

허인회(27·JDX스포츠)가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준 ‘약속의 땅’에 돌아온다. 30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제주CC에서 개막되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헤럴드·KYJ 투어 챔피언십에 나서는 것. 목표는 물론 대회 2연패다. 허인회는 “작년 이 대회서 우승한 후 얻은 게 많았다. 자신감은 물론 골프에 대한 열정과 책임감도 되찾았다. 반드시 타이틀을 방어해 또 한 번 허인회 골프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디펜딩챔피언 허인회가 30일 개막되는 헤럴드·KYJ 투어 챔피언십에서 2년 연속 우승에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허인회는 “작년 우승으로 골프에 대한 열정과 자신감이 살아났다. 또 한 번 허인회 골프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사진은 작년 시상식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앞으로 100년 안에 깨지기 힘들 기록이라네요.”=허인회는 최근 일본에서 깜짝 놀랄 소식을 들려줬다. 지난 12일 끝난 도신토너먼트에서 일본프로투어 최다 언더파 기록인 28언더파 260타를 적어내며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일본 골프전설 오자키 마사시(67·점보 오자키)가 갖고 있던 최다언더파 기록(26언더파)을 2타나 줄였다. 일본 기자들은 “갈수록 전장이 길어지고 코스가 까다로워지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100년 안에 깨지기 힘든 기록”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허인회는 “우승보다 최다언더파 신기록을 세운 게 정말 설레고 기뻤다. 일본 골프 역사에 태극기를 꽂은 기분이라고 할까. 애국자가 다 됐다”며 껄껄 웃었다. 2008년 필로스오픈에서 프로 첫 우승을 차지한 후 5년 간 잊혀졌던 허인회가 갑자기 한일 투어에서 펄펄 날기 시작한 이유는 뭘까. 허인회는 “작년부터 드라이버 비거리를 늘린 게 효과를 봤다”고 귀띔했다.

“다른 선수들과 드라이버, 아이언, 퍼트 실력이 다 비슷한데 왜 나만 성적이 안날까 고민했죠. 그러다가 약점을 발견했어요. 드라이버샷이 좌우로 휘면 어김없이 러프에 빠지는데, 러프에서 세컨드샷이 약했던 거죠. 러프샷은 연습장에서 따로 훈련할 수가 없잖아요. 그렇다면 드라이버샷을 더 멀리 보내보자. 공략법을 바꿨더니 스코어가 확 줄었어요.” 허인회는 현재 코리안투어(평균 297.5야드)와 일본투어(300.42야드) 드라이버 비거리 1위를 달리고 있다. 사상 첫 한·일 장타왕 석권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렇게 또 허인회는 한 걸음 성장했다.

▶“사상 첫 한·일 장타왕 눈앞…비거리 늘린 비결 알려드릴까요?”=허인회는 “드라이버 거리가 늘면서 세컨샷 클럽이 완전히 달라졌다. 다른 선수들이 미들 아이언을 잡을 때 나는 짧은 웨지샷으로 공략하면 됐다”고 했다. 덕분에 평균퍼트 수도 확 줄었다. 코리안투어 9위(1.756개) 일본투어 1위(1.725개)다. 그러면서 허인회는 “스스로 터득하고 ‘셀프 임상실험’에도 성공한 비거리 늘리는 법을 요즘 주변에 전파하느라 바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방법은 왼손 한 손으로 56도 웨지샷을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아마골퍼들은 한손으로 공을 못맞힌다. 왼손만으로 정타를 쳤을 때 기준으로 ‘웨지샷 거리+200야드’가 내 드라이버 거리다”며 “왼손으로 웨지샷 거리 늘리는 연습을 하면 정확하게 임팩트하는 근력이 생기고 비거리가 늘어난다. 골프는 왼손이 하는 일이 오른손보다 더 많다. 처음에 안맞는다고 실망하지 말고 꾸준히 연습하면 드라이버 뿐 아니라 아이언 거리도 눈에 띄게 늘 것이다”며 자신했다.

▶“헤럴드대회 2연패로 국내 시즌 마무리하겠다”=지난 시즌까지 “대회장에서 연습한 게 전부였다”던 허인회는 “요즘은 물컵을 들지 못할 정도로 연습한다”고 했다. ‘게으른 천재’가 노력까지 보태니 더 무서워졌다. 허인회는 “작년 헤럴드·KYJ 투어 챔피언십 우승 이후 정말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작년에 우승한 이후 모든 사업(자동차 관련)을 다 접었어요. 마음 딱 내려놓고 골프에만 집중하기 시작했죠. 연습도 많이 하고 실력도 좋아졌어요. 무엇보다 골프에 대한 열정과 책임감, 자신감, 만족도가 생기니까 골프가 쉽고 재미있어졌어요.”

그는 “연습을 해서 실력이 좋아진다기 보다는, 한 타 한 타 치는 데 있어서 마음가짐이 달라지는 것같다. 연습을 많이 하면 운도 더 많이 따르는 기분이다”며 “이번 대회를 끝으로 올시즌 국내 투어는 마무리하고 일본으로 넘어갈 예정이다. 대회 2연패로 성공적인 2014 코리안투어의 마침표를 찍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제주=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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