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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칼럼-김상복> ‘기대’ 하는 사회에서 ‘기여’하는 사회로
김상복 한국코치협동조합 대표


기대(期待ㆍexpectation)를 낮추고 기여(寄與ㆍcontribution)를 높이며 살아갈 일이다.

우리들은 관계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관계를 맺으며 서로가 상대에게 무엇이든 기대를 갖고 임한다.

그러나 이런 기대는 대체로 엇나가고 배반하기 마련이다. 반면 상대에게 ‘기대’하기 보다 ‘기여’하고자 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여유를 갖고 대할 수 있으며 돌아오는 피드백에도 자유로울 수 있다.

당신은 상대에 대해 ‘기대심’이 높은 리더인가, ‘기여심’이 높은 리더인가. 속마음을 한 번쯤 살펴보자.

부하나 동료는 물론 자녀나 부부관계도 마찬가지다. 당신 속에 상대에 대한 ‘기대심’이 꽉 차게 되면 상대를 압박하게 되거나 자신도 모르게 일방적인 대화로 굴러 떨어진다. 당신의 말에 ‘힘’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나중에는 자기 말을 듣지 않는 상대를 보고 그를 ‘소귀에 경 읽기다’고 단정한다.

그러나 기여하고 싶은 마음가짐으로 상대를 대한다면 달라진다. 상대가 하고자 하는 말에 귀 기울이게 되고 돕고자 하는 자세를 갖게 된다.

말에 힘도 뺄 수 있을 뿐 아니라 상대의 반응에도 자유롭게 기다릴 수 있다. 하물며 갖고 있는 기대는 낮추고 기여를 높이고자 의도한다면 그 효과는 배가 된다.

특히 회사의 마지막 명퇴 요구를 받아들여 집으로 돌아온 아버지나 남편이라면 즉각 실천할 일이다. 새로운 일상적 리듬을 가족과 만들고 있기에 그동안 유보해 둔 기대가 서로 높아져 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창업이나 일자리를 얻어 다시 시작하는 ‘옛 리더’라면 더욱 더 필요하다. 출발하는 마음가짐이야 새롭겠지만, 과거의 습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법이다.

이제는 자신이 갖고 있는 ‘기대’를 중심에 두지 말고, 상대에 대한 ‘기여’에 좀 더 비중을 두는 출발이 돼야 한다. 상대에 대한 기여의 수준을 높이고 기대를 낮춰 맺는 모든 관계는 모두 자신에게 힘이 된다.

평수를 줄여 새로이 이사 와 이웃과 교류하며 지내고 싶은 중년의 주부도 마찬가지다. 각자 딴 방 쓰며 생활시간의 궤도를 달리하고 남처럼 지내고 있는 부부나 자녀와도 이제 다시 가능한 한 기대는 낮추고 기여는 높일 일이다. 그러면 대립의 힘 관계에 균열이 생기고 해결의 실마리도 찾아진다.

기대는 상처를 남기고 기여는 회복의 온기를 쌓게 한다. 우리 주변에 개인이나 조직의 ‘갈등’도 기대의 엇갈림이 만들어 내는 소용돌이다. 내가 상대에게 거는 기대가 둘이 서로 언제나 같을 수 있는가. 엇갈리는 기대는 실망과 체념을 만들고 끝내 상처를 남길 뿐이다. 제대로 대접받고 싶다는 바람은 모두에게 다 있다. 그러나 그 바람이 모두 채워질 수는 없다. 기여는 다르다.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은 내면으로 침잠해 들어가는 고요한 은둔의 시간을 스스로에게 허락하는 여유를 주기 때문에 실천할수록 효과는 증폭된다.

이제 기여의 리더십이 조직문화로 정착하는 경영이 요구된다. 곧 ‘사회기여 중심의 경영’이다.

작게는 주주, 직원, 경영자, 고객 등 이해당사자에 대한 가치 중심의 경영이 예가 될 수 있겠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조 케저 독일 지멘스 그룹 회장은 한 발 더 나간다. 사회 기여를 하지 않는 기업은 존재가치가 없으며 진정한 사회공헌을 위해서라도 기업도 사회적 격차문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의 말에서 사회, 파트너기업, 주주, 고객, 직원 등 모든 이해당사자의 가치 그 이상을 염두에 둔 경영철학의 면모를 본다.

리더가 이런 경영철학을 주장한다면 조직 내 개인 간에도 ‘기여 중심의 리더십’이 더 촉진될 것이 틀림없다.

조직문화도 남다를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우리 기업은 엄청난 광고비로 미래 사회에서 자사의 역할과 비전을 제시하고, 생활의 혁신을 이미지화하며 현란하게 홍보한다. 실제로는 임원들을 무한경쟁에 내몰고 직원들을 축소한다. 끊임없는 ‘경쟁과 선발’로 변화를 채찍질하는 한국 모델 그대로는 독일 모델을 이식하는 것은 꿈 같은 이야기다. 경쟁과 선발은 지속적 혁신의 동력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개인도 기업도 이제는 기여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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