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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시비 수억원 · 주말에도 펑펑…국책연구기관 방만경영
기관장, 장관급 고급차 이용
비상임 감사에 수백만원 수당
업무시간 법인카드로 영화관람도
김기준 의원 “도덕적 해이 심각


국토연구원 등 국책연구원의 방만 경영이 도마에 올랐다. 연구원 기관장이 장관급이나 타는 고급 승용차를 이용하는 것은 물론 감사 실적도 없는 비상임 감사에게 수백만원의 수당을 지급하기도 했다. 또 업무시간에 영화 보는 것도 모자라 그 비용을 법인카드로 내는 등 ‘도덕적 해이’가 일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지적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 등은 8일 진행되는 경제사회인문연구회 및 총리실 산하 국책연구원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이들 국책연구원의 방만 경영 백태를 고발했다.

먼저 김기준 의원은 연구원장이 이용하는 차량 수준을 지적했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경제인문사회연구회를 포함해 24개 국책연구기관 중에 20개가 3200cc급 자동차를 이용하고 있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2012년 예산낭비 방지를 위해 장관급 전용차량 배기량 기준을 3300cc, 차관급의 경우 2800cc로 공공기관에 권고하고 있다. 의원실 관계자는 “연구기관장들의 평균 연봉 등을 감안할 때 차관급 정도의 차량이면 충분하다”며,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경우 3800cc급 에쿠스를 타고 있었다”고 꼬집었다.

내부 감사실적도 없는 비상임 감사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경우도 있었다. 2012년 KDI는 내부감사를 실시하지 않았음에도 비상임 감사에게 400만원을 지급했다. 지난해엔 통일연구원이 360만원을, 교육과정평가원이 650만원을, 환경정책연구원이 460만원을,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600만원을 각각 실적없는 비상임 감사에게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정책연구원의 경우 소속 연구원이 연구인턴의 급여와 연장근로수당을 편취하고 20여명의 외부인을 일용직 또는 자문위원으로 허위 작성한 것으로 내부 감사 결과 드러나기도 했다.

법인카드 사용 실태는 더욱 황당했다. 사용금지 업종인 일반주점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하는가 하면, 사용이 금지된 주말이나 공휴일에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근무시간 중에 영화를 관람하고, 택시비로 수억원을 집행하는 등 국민정서상 이해하기 어려운 사용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상민 의원실에 따르면 국토연구원의 경우 2010년부터 2014년까지 4년간 일반주점에서 143장의 법인카드로 총 321회에 걸쳐 3800만원을 사용했다. 이외에도 한국행정연구원은 칵테일바, 유흥주점에서 수백만원을 사용하는 등 공공기관의 법인카드가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었다.

업무시간에 법인카드로 영화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국토연구원은 지난 4년간 총 23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5회,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총 22회 업무시간내 영화를 관람하는 데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기준 의원은 국무조정실감사결과 행정연구원 원장이 연구사업비에 편성된 예산으로 헤르메스 넥타이를 구매하거나, 일명 고소영 향수로 불리는 아닉꾸달 향수를 구입했던 것으로 드러난 점을 지적하며, “국책연구원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며, “국책연구원들은 투명한 예산집행과정을 위해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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