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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北실세 3인방 반전카드…김정은 ‘깜짝쇼’ 속내는?
황병서 총정치국장 일행 고위급접촉 제의 수용 · 적극적 대남 유화 제스처 파격행보…건재 과시 · 주도권 확보 의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식의 ‘깜짝쇼’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의 대미를 장식했다. 김 제1위원장은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이 열린 4일 북한의 실세중 실세인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최룡해 당 비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비서를 한꺼번에 내려 보냈다. 아시아는 물론 세계의 눈과 귀가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쏠렸다. 12시간 남짓 인천에 머물렀던 황 총정치국장 일행의 행보는 파격 자체였다.

당일 아침까지도 북한 인권문제를 지적했다는 이유로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던 것과 대조적으로 황 총정치국장 등은 적극적인 대남 유화 제스처를 펼쳤다. 이들은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 우리측 대표단을 만나 2차 남북 고위급접촉을 10월말이나 11월초 우리측이 원하는 시기에 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지난 8월11일 고위급접촉을 제의한 뒤 민간단체의 대북전단(삐라) 살포 등을 빌미로 거부하다 54일만에 내놓은 반전카드였다.

황 총정치국장이 “이번에 좁은 오솔길을 냈는데 앞으로 대통로를 열어가자”고 하는가하면, 김 통일전선부장은 “이렇게 저렇게 보던 분들이지만 앞으로 더 구면이 되길 바란다”며 지속적인 대화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황 총정치국장은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 “따뜻한 인사를 전한다”는 김 제1위원장의 박 대통령에 대한 인사도 전했다.

북한 최고위급 인사의 이같은 메시지는 최고지도자인 김 제1위원장의 결심이 섰기에 가능한 일이다. 김 제1위원장은 적잖은 과실도 챙겼다는 평가다. 우선 지난달 3일 이후 건강문제로 한 달 넘게 공개활동에 나서지 못하고 쿠데타설 등 갖가지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최고위급 3명을 인천에 총출동시킴으로써 건재함을 대내외에 과시할 수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2007년 남북 정상회담 성과인 10·4선언 7주년이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아시안게임 폐막식을 의도적으로 선택함으로써 대화의지를 과시하고 남북관계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도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고 할 수 있다. 김 제1위원장의 본심이 이러한 근시안적 성과만을 노린 것인지, 아니면 진정으로 남북관계 발전을 원하는 것인지는 조만간 열릴 2차 남북 고위급접촉에 임하는 북한의 태도에서 확인될 것이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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