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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억짜리‘4.5m 퍼트’…재능 · 노력 · 멘탈 ‘LPGA도 효주시대’
김효주, LPGA 시즌 마지막 메이저 에비앙 재역전 우승
강심장 정신력 갖춘 연습벌레
정교한 스윙…올해 14억 상금


“골프요? 병 주고 약 주는 악마같은 스포츠죠.”

열아홉살 골프 천재 김효주(19·롯데)는 골프를 ‘악마의 스포츠’로 정의했다. 그리고 세계 골프계에 ‘악마를 삼켜버린 괴물’의 탄생을 알렸다.

김효주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 15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클럽(파71·6453야드)에서 끝난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에 보기 2개를 묶어 3타를 줄이며 합계 11언더파 273타를 기록, 짜릿한 우승을 차지했다. 올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3승을 거두며 독주 체제를 펼치고 있는 김효주는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도 ‘김효주 시대’의 개막을 예고했다. 향후 5년간 LPGA 투어 풀시드권을 획득한 김효주는 “LPGA는 이동거리가 길어 체력소모가 심하다. 올시즌까지는 국내 투어에 집중하고 몸을 만들고 난 뒤 LPGA 투어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무대 삼킨 ‘재능+노력+멘탈 삼박자’=스포츠에서 흔히들 하는 이야기가 있다. “재능있는 선수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이를 이길 수 없다”고. 김효주는 불공평하게도(?) 이 세가지 덕목을 모두 갖췄다. 여섯살 때 골프를 시작한 김효주는 일찌감치 ‘천재’ 소리를 들었다. 대원외고 재학 시절부터 ‘프로 잡는 아마’로 명성을 날린 배경엔 탁월한 스윙과 정교한 샷이 큰 몫을 차지했다. 완벽한 리듬과 템포로 물 흐르듯 이어지는 부드러운 스윙이 압권이다. 올해 국내 대회서 김효주와 동반 라운드한 박인비는 “김효주의 샷은 세계 최정상급”이라고 극찬했다. 게다가 김효주는 자타공인 연습벌레다. 휴식일에도 하루 시작과 끝은 무조건 골프다. 스트레스 해소방법조차 골프 연습이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마인드와 강심장으로 대변되는 강한 정신력은 김효주의 위력을 배가시키는 힘이다. 미스샷을 하더라도 금세 잊어버리고 빠르게 다음 샷에 집중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특히 이날 17번홀 세컨드샷 뒷땅을 치는 치명적인 실수에도 세번째 샷을 그림같이 핀 옆에 붙인 모습, ‘백전노장’ 카리 웹(40·호주)에 역전을 당하고도 흔들리지 않고 18번홀서 환상적인 4.5m 버디 퍼트로 재역전한 모습은 김효주의 강철 멘탈을 또 한 번 확인케 했다.

▶올해 상금 14억원…골프천재가 쓴 기록들=김효주는 이 대회 우승으로 많은 기록들을 세웠다. 1라운드 61타로 남녀 통틀어 역대 메이저대회 최소타 기록을 세운 그는 최저타를 치고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 징크스도 깼다. 종전 최저타 기록(62타)은 미네아 블롬크피스트(핀란드)와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갖고 있었는데, 이들은 모두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김효주는 또 19세2개월의 나이로 우승, 박인비(19세11개월·2008년 US오픈)가 갖고 있던 한국인 최연소 메이저 우승 기록도 갈아치웠다. LPGA 투어에서 세번째로 나이가 어린 메이저 우승자에 이름을 올렸고 한국 선수로는 10번째 ‘메이저퀸’에 등극했다. 올해 벌어들인 상금도 어마어마하다. 이 대회 우승 상금 48만7500 달러(약 5억417만원)를 포함해 올해 LPGA 투어 3개 대회서 가져온 상금은 총 62만2431달러(약 6억4000만원). 여기에 KLPGA 투어의 8억1000만원을 더하면 무려 14억5000만원 이상이다. 이는 LPGA 투어 상금랭킹 4위에 해당하는 액수다. 김효주는 세계랭킹도 20위에서 10위로 껑충 뛰어오를 예정이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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