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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동 직장인, 왜 종로서 점심을 먹을까?
명동 임대료 · 권리금 크게 올라
식당·술집 대신 쇼핑매장 급증

‘센터원빌딩’ ‘페럼타워’ 건립도
명동 직장인들 유인 효과

분리 두 상권 자연스럽게 통합
관철동은 ‘먹자골목’ 자리잡아




명동 은행회관에서 7년째 일하고 있는 직장인 최모(38) 씨는 주중에 3번 정도는 종로 관철동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부서 회식이나 개인 약속도 가까운 명동이나 을지로보다는 종로에서 잡는 경우가 많다.

최 씨는 “몇년 전만해도 회사 근처에서 식사나 회식을 해결하곤 했다”며 “점점 주변에는 이용할만한 식당이나 술집이 없어지고 있어서 요새는 청계천 건너편 가게들을 많이 가는 편”이라고 말했다.

종로구 관철동과 중구 명동이 하나의 거대 상권으로 묶이는 모양새다. 과거 이들 지역은 따로 떼어져 있던 상권이었다. 하지만 최근 3~4년 사이 서로 다른 상권의 특성이 두드러지면서 소비인구가 두 지역을 넘나들고 있다. 관철동에서 밥을 먹고, 명동에서 쇼핑하는 식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런 분위기가 형성된 하나의 요인으로, 지난 2010년 청계천 인근에 들어선 ‘센터원 빌딩’과 ‘페럼 타워’을 꼽는다. 이 대형 오피스빌딩은 업무시설을 비롯해 레스토랑·카페 등 상업시설도 갖춰 명동의 직장인들을 끌어들였고 자연스레 단절돼 있던 두 상권이 이어졌다.

 
종로 관철동과 중구 명동 상권이 하나의 통합 상권으로 발전하는 모습이다. 센터원 빌딩(가운데)과 페럼타워(오른쪽)는 관철동과 중국 상권이 이어지는 요인이 됐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최병록 리맥스와이드파트너스 이사는 “기본적으로 건물에 상주하는 직원만 수천명이어서, 이들이 관철동과 명동으로 흩어져 돈을 쓰는 효과가 있다”며 “특히 명동에 머물러 있던 직장인들이 관철동 쪽에서 소비하게 만드는 물꼬를 텄다”고 말했다.

명동의 점포 임대료나 권리금 수준이 크게 오른 것도 또 다른 요인이다. 높은 임대료를 견디지 못한 소규모 식당들이 빠지고,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 계열의 매장이 그 자리를 채운 것이다.

부동산센터에 따르면, 명동역에서 명동예술극장으로 이어지는 명동8길 주변 점포(132㎡ 기준)의 월 임대료는 6000만~7000만원 정도다. 권리금은 적게는 7억원에서 많게는 10억원까지 이른다. 명동 내 다른 구역도 월세가 수천만원에서 권리금이 수억원에 육박하는 실정이다.

명동 A부동산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들이 늘고 명동 가치가 지속적으로 뛰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화장품, 의류 매장만이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다”며 “점점 공산품 소비는 명동에서, 먹고 마시는 소비는 종로에서 이뤄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덕분에 관철동 쪽은 소위 ‘먹자골목’으로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특히 과거엔 임대료 수준이 낮았던 청계천변 상가에는 현재 각종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속속 들어서며 카페거리로 얼굴을 바꿨다.

월 임대료도 500만~1000만원 수준(2005년)이던 자리가 지금은 750만~2200만원으로 오름세다.

종로1가 드림공인 박영아 실장은 “최근 관철동에서 매물로 나온 점포는 없다”며 “그만큼 이 지역 점포들의 장사가 잘 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박준규 기자/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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