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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률 적고 유지비용 막대…은행 돈안되는‘ATM’ 발빠른 퇴출
ATM 퇴물 전락 이유는
수익성 기갈에 허덕이고 있는 은행들이 과감히 ATM(은행업무자동화기기) 정리에 나서고 있다. 신한ㆍ국민ㆍ우리ㆍ하나ㆍ외환ㆍ씨티ㆍSC(스탠다드차타드) 7대 시중은행의 ATM 보유 수가 올 상반기에만 403대(3만1546대→3만1143대) 줄었다.

과거 ATM을 없애면 고객이 거래를 끊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철수를 쉽게 결정하지 못했지만, 막다른 길에 서게 된 은행들은 최근 과감한 ATM 정리를 단행하고 있다.

ATM은 1990년 조흥은행이 서울 명동ㆍ영등포 지점에 설치하면서 국내에 처음 도입했고, 1993년부터 급속히 보급됐다. 창구에서 기다릴 필요가 없고, 은행이 문을 닫아도 기본 거래가 가능해 무인(無人)점포 시대를 열게 하면서 은행 업무의 혁신을 가져왔다.

은행들에게 ATM은 초기비용만 투입하면 인건비가 들지 않아 큰 비용 없이 수익을 늘려주는 효자 역할을 해왔다. 또 영업시간 이후에는 건당 500~1500원의 짭짤한 수수료 수입을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몇년 새 은행 간 경쟁과 당국의 입김으로 ATM 수수료가 크게 낮아졌고, 유지비용도 막대해 도입 20여년만에 ‘미운 오리 새끼’가 됐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은행 평균) 기기비용 225만원, 관리용역 202만원, 임차료 163만원, 유지보수비 186만원 등 총 관리비용은 775만원이었지만 수입은 609만원에 불과했다. ATM 1대당 166만원의 손실을 보는 셈이다.

ATM 수요 감소는 카드결제 활성화와 인터넷뱅킹 확산의 영향이 크다. 그동안 신용카드가 없는 주부나 학생 등이 소액 위주로 ATM에서 현금 인출을 했는데, 체크카드를 통한 결제가 쉬워진데다 스마트폰 뱅킹 이용자가 늘면서 굳이 ATM을 찾지 않아도 된다.

경제규모에 비해 국내 은행의 ATM 수는 상당히 많은 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2011년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성인 10만명당 ATM 수는 270대로 OECD 33개국 중 가장 많다.

그래도 ATM 사용 고객이 여전히 많아 은행들이 무리하게 수를 줄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은행 등 국내 금융서비스의 전달채널별 업무처리비중(입출금 및 자금이체 기준)을 집계한 결과 ATM 등 자동화기기 이용률은 41.0%를 기록했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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