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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너진 산업경계… 금융업 호기
[헤럴드경제=조동석 기자]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융합의 시대다. 산업 융합의 진정한 가치가 사업모델 혁신을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에 있는 만큼 금융업도 다른 산업과 융합 가능성을 탐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건국대 신산업융합학과 강민형 교수는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게재한 ‘산업 융합 시대, 금융업의 새로운 기회’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산업 융합을 비용절감이나 편리성 제공 차원이 아닌 차별적 서비스 제공의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79년 MIT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교수가 컴퓨터, 출판, 방송이 결합되는 미디어 융합(Media Convergence) 시대를 예측한 이래, 산업 간 융합이 가속화되고 있다.

산업 융합은 ‘핵심 가치, 기술, 시장 등이 통합되면서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불특정 다수의 시청자를 대상으로 콘텐츠를 송출하던 방송산업은 통신산업과 융합돼 개인별로 맞춤화된 콘텐츠를 TV, 컴퓨터, 스마트폰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최근 금융업에서는 모바일 결제 영역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신용카드사와 온라인 결제사, 스마트폰-운영체제 제조사, 이동통신회사가 격돌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아직 신용카드사가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온라인 점유율을 기반으로 한 페이팔, 알리페이 등의 온라인 결제사와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는 애플, 구글 등의 스마트폰-운영체제 제조사, 통신서비스 고객을 등에 업은 이동통신회사 등이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강 교수는 “기존 금융기관들은 ATM, 인터넷 뱅킹, 스마트뱅킹 도입을 통해 비대면채널 거래를 확대해 왔으며, 키움증권, 다음다이렉트와 같은 온라인 전용 증권사와 보험사도 새롭게 탄생했다”면서 “이러한 변화는 IT산업의 신속한 정보 수집 및 전달 기능을 활용해 자금의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접점을 효율화함으로써, 고객에게 편리함과 비용절감의 가치를 제공하는 사업모델 혁신”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업무 효율성 제고 측면의 혁신은 결국 IT를 활용한 원가절감 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금융관련 전문성에 근거한 차별적 경쟁력 구축이 아니라, 거래채널의 온라인화를 통한 가격경쟁이 심화되는 것이다.

그는 최근 미국 스테이트팜 등 해외 자동차보험회사들은 이보다 발전된 형태의 IT 융합을 추진하며 시사점을 주고 있다고 했다.

센서를 통해 운전자의 주행거리를 측정해 보험료를 산정하는 주행거리연동(Pay-As-You-Drive) 방식 보험을 넘어, 주행속도, 급코너링, 급가속 등 운전자의 종합적인 운전행태를 반영해 보험료를 산정하는 운전행태 반영 보험(Usage Based Insurance)을 출시한 것이다.

강 교수는 “IT산업과 융합을 통해 고객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해 냄으로써, 개인별 맞춤형 금융상품을 제공할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 금융업계는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적극적 자세로 산업 융합의 트렌드를 사업모델 혁신의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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