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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X파일]재계 서열 20위권인데 처음 듣는 회사라고요?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프로필렌, 파라자일렌, 에틸렌, 나프타...

웬만한 전문가가 아니면 이런 용어들을 단숨에 알아듣기 어렵습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석유화학에 근간을 두면서도 선뜻 자신의 사업분야를 일반 대중에 설명하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게다가 주로 기업간거래를 위주로 하다보니 최종 소비자들과 대면할 기회는 더 적어집니다. 재계 30위권 안에 드는 기업인데도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상당합니다. 모 석유화학사 관계자는 “급여과 복지수준이 높은데도 인지도가 낮다는 이유로 입사를 꺼리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요. 요즘 석유화학 회사들이 변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보수적인 이미지를 벗고 젊고 친근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LG화학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국내 최고의 석유화학 회사이면서도 건자재를 만드는 ‘LG하우시스’나 치약ㆍ화장품 등을 생산하는‘LG생활건강’과 헷갈려하는 고객들이 꽤 많습니다.

이에 LG화학은 이달 들어 공식 블로그인 ‘LG케미토피아’를 열었습니다. ‘LG케미토피아’는 영문 사명인 ‘LG Chem’과 이상향을 뜻하는 ‘유토피아’의 합성어입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이상적인 화학기업이라는 뜻입니다. 블로그는 주로 회사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와 어려운 화학을 쉽게 풀어낸 ‘화학 이야기’, 주 방문층인 2030 세대들이 공감할 수 있는 ‘요즘 이야기’ 등으로 꾸몄습니다.

재계 24위인 효성그룹도 그동안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었습니다. 이 회사는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 세계 1위 제품 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신소재 폴리케톤과 탄소섬유 등 첨단 제품들을 보유한 기업입니다. 그런데도 일각에서 ‘오토바이를 만드는 회사 아니냐’는 말을 드는 만큼 대외 인지도가 낮은 회사였습니다.

이 회사는 최근 20년만에 TV광고를 시작했습니다. 자사의 첨단 제품들을 젊고 세련된 영상과 내레이션으로 보여줍니다. 지난 1일 회사 공식 페이스북을 연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효성 관계자는 “임직원들의 사기를 북돋고, 최근 시작된 공채에 앞서 훌륭한 인재들에게 회사를 소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최종 소비자와 소통해야 1차 고객사인 중소기업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습니다.

이외에도 한화케미칼은 장편 웹툰 ‘연봉신’, 삼성토탈은 중국 고대 효자 24명의 일화를 담은 ‘효 이야기’를 자사 블로그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연재하고 있습니다. 따로 필진을 구성해 볼거리와 읽을 거리도 상당합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추석 연휴입니다. TV 특집 예능과 영화가 따분해지셨다면, 석유화학사들의 젊고 도발적인 블로그, 페이스북을 한번 들러보는건 어떨까요.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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