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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심위주 주택시장 활력 vs 유망상품 쏠림심화 우려
부동산 전문가 목소리 들어보니…
재건축 연한 상한기간 10년 앞당겨
가을철 거래 증가·가격회복 긍정적
청약 1순위 완화 등 분양시장 활기

강남구 43개 단지중 12곳만 사업진행
사업성이 문제…시장 움직임엔 한계
분당·일산 등 리모델링사업 큰 타격


1일 정부가 ‘규제합리화를 통한 주택시장 활력회복 및 서민 주거안정방안’(이하 9.1대책)을 내놓자 전문가들의 반응은 양쪽으로 나뉜다.

기본적으로 주택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내는 전문가가 많다. 지난 7월부터 조금씩 살아나는 주택시장이 활력을 찾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반면, 양극화 심화에 대한 우려도 크다. 침체된 주택시장에서 규제를 풀면 결국 인기 있는 곳에만 수요가 몰리는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는 시각에서다.

▶재건축 재개발 규제완화, 시장 들썩일까= 시장에선 이번 대책 가운데 가장 파격적인 것으로 재건축 연한 상한을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하기로 한 것을 꼽는다.

서울의 경우 1987~1990년 준공된 아파트는 재건축 가능연한이 2~8년, 1991년 이후 준공된 아파트는 10년이나 단축된다. 준공 후 최대 40년이 지나야 재건축을 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에서 정한 경기, 인천, 부산, 광주, 대전 등에서도 오래된 아파트의 재건축 가능 시기가 최대 10년 앞당겨진다. 이번 규제완화로 1987~1991년 준공된 아파트의 재건축 가능 시기가 앞당겨 지는데 서울에는 24만8000여가구(강남은 3만7000여가구), 경기도 등 다른 지역에는 21만1000여가구 규모나 된다.

평가는 제각각이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대책이 가을철 거래량 증가와 가격 회복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 목동, 상계동에 1990년 전후 지어진 아파트가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재건축 사업이 집값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큰 곳에서만 나타나기 때문에 시장이 크게 움직이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사업성이 좋다는 강남구에서도 재건축 연한이 된 43개 아파트 단지 가운데 사업이 진행되는 곳이 12곳이 불과하다”며 “사업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지 않는 한 시장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연한 단축, 리모델링 시장엔 ‘독’= 재건축 규제완화가 도심 재정비시장의 또 다른 한축을 담당하는 리모델링 시장의 타격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단지 여건에 따라 재건축 가능시기가 리모델링 가능 시기(준공후 15년)와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 곳이 많아 진다.

이는 최근 정부가 ‘수직증축(층수를 높이는 것) 리모델링’을 허용해 활성화가 기대됐던 리모델링 시장엔 악재일 수밖에 없다.

수직증축을 통해 일반분양 물량을 만들 수 있게 돼 사업성이 좋아지면서 서울 강남, 분당, 일산 등에서 리모델링 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조금 참았다 재건축 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을 가능성이 커졌다.

한 대형건설사 리모델링 사업 담당자는 “현재 서울 경기지역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는 대부분 준공한지 20년이 넘었다”는 “벌써 ‘1대1재건축’과 ‘수직증축 리모델링’의 장단점을 다시 설명해 달라는 단지가 나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이렇게 되면 리모델링을 추진하던 단지 주민들의 의견이 재건축을 하자는 쪽과 나눠질 수밖에 없다”며 “사업 속도는 더 더뎌질 것”이라고 답답해 했다.

▶‘쏠림현상’ 심화= 청약제도가 개선되면 분양시장에 새로운 주택수요가 대거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분양에서 1순위자 대상이 청약통장 가입 ‘2년 이상’에서 ‘1년 이상’으로 대폭 짧아지기 때문에 1순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무주택자 인정 기준이 기존 60㎡이하, 7000만원 이하(공시가격 기준)에서 1억3000만원이하(비수도권 공시가격 8000만원 이하) 소유자로 완화돼 주택을 소유했으면서도 무주택자로 인정돼 유리한 조건으로 유망 주택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대상이 기존 336만가구에서 463만가구로 100만가구 이상 늘어난다.

한편으로는 정부가 대규모 택지지구 지정이 중단하기로 해 수도권 유망 분양 물량은 계속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공급이 줄어들 전망이므로 분양시장 활성화가 기대되는 것. 다만 시장 활성화가 아직 본격화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유망 상품 위주로 수요가 집중되는 ‘쏠림현상’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 많이 나온다.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은 “정부가 공급을 중단하면 위례신도시나 동탄2신도시 등 희소성 있는 유망지역에는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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