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다음커뮤니케이션(다음)과 카카오가 합병을 위한 마지막 법적 절차를 마무리했다. PC기반 온라인은 물론, 스마트폰 모바일 시장에서도 네이버와 왕좌를 두고 본격 경쟁에 나선다.

다음과 카카오는 27일 오전 각각 제주 본사와 판교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합병계약 체결을 최종 승인했다. 이로써 양사는 주식매수 청구권 행사기간, 채권자 이의제출 기간을 거쳐 오는 10월 1일 통합법인으로 공식 출범한다.

이날 카카오 임시 주주총회 의장으로 나선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는 “차별적인 핵심 경쟁력을 갖춘 카카오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합병을 통해 모바일 시대, 그리고 모바일 이후 다가올 시대를 선도하고자 한다”며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 확대는 물론,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나가는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통합법인 다음카카오는 IT 모바일 분야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까지 아우르는 생활 플랫폼 사업자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며 “끊임없이 자기변혁과 선진 경영을 통해 업의 근간인 모바일 사업의 발전을 지속하고 다음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혁신적인 세상과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과 카카오의 순조로운 합병 작업은 시가총액 10조원대의 모바일 공룡 기업 탄생을 예고한다. 특히 이 시장을 독식해 온 네이버의 강력한 대항마로 부상하면서 향후 시장 재편의 움직임도 예상된다.

현재 다음과 카카오는 각각 강점을 살린 비즈니스를 강화하면서 합병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다음은 사용자 중심의 검색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데이터베이스(DB)를 보유한 업체와 제휴를 통해 검색 콘텐츠를 제공하는 SCC(Simple Contents Collection)의 경우 지난해 20여개 출시에 그쳤으나, 올해는 신규 개발 툴을 이용해 100개까지 신설한다는 목표다. 세계 날씨, 해외 대학 순위, 화장품 성분 검색 등 8월 현재까지 58개의 검색 콜렉션은 이미 상용화에 들어갔다. 네이버에서 날씨와 주가 등 다양한 생활 정보를 보던 검색 사용자들을 다음과 카카오로 끌어오기 위한 시작점이다.

음성 검색 부문에서도 주목할 만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과 6월에 각각 음성 인식 엔진 뉴톤(Newtone), 음성 합성 엔진 뉴톤톡(NewtoneTalk)의 API를 공개하고, 다음 지도 앱 등에 적용하는 등 생활 정보 관련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음성으로 메시지를 주고받고, 또 약속 장소까지 가장 빠른 대중교통 수단을 목소리 만으로 알 수 있는 시대를 연 것이다.

다음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웹 검색의 대규모 개편은 물론, 모바일과 PC 다음 검색 부문의 품질을 높이고 이용자의 만족도를 끌어올리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모바일 검색서비스 강자를 지향하는 서비스 강화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의미다. 다음의 강화된 검색 서비스가 이미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카카오톡의 네트워크와 연계될 경우,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카카오는 기존 모바일 플랫폼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생활정보 플랫폼으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올 3분기 서비스가 시작되는 뱅크월렛 카카오, 카카오 간편결제 등 금융 서비스의 성공적인 안착에 집중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별도의 팀을 꾸려 뉴스매거진 서비스 등 다음과의 합병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양사는 합병 이후 다음카카오 이름으로 내놓을 첫 서비스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신중한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통합법인이 내놓는 첫 서비스를 통해 다음카카오의 지향점이 확실히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페’ 등 커뮤니티 비즈니스에 구력이 있는 다음이 모바일 강자 카카오와 시너지를 낼 경우, 포털 검색이나 모바일 네트워크 서비스 시장에서 네이버와의 신경전이 치열해 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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