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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5만원권, 시중화폐 3분의2 넘었다
출시5년간 총 9억200만장 유통
발행잔액 46억중 67.2% 차지
1000만원중 700만원 해당

7월 환수율 16%…갈수록 급락
음성거래·현금보유용 금고에…



5만원권이 발행 5년만에 시중에 사용되는 전체 화폐량의 3분의 2를 돌파했다. 이런 가운데 올 들어 5만원권의 환수율(일정기간 중앙은행 발행량 대비 되돌아온 화폐량 비율)은 급격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어 음성거래나 조세회피성 현금보유 용도로 대량 사용되고 있다는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9억200만장 뿌려졌다는데=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만원권 발행잔액은 지난 6월을 기점으로 시중에 풀린 전체 화폐(기념주화 제외) 잔액의 3분의 2를 넘어섰다. 7월말 현재 발행잔액은 46조171억원으로 전체 화폐 잔액(68조387억원)의 67.6%를 차지했다. 1000만원 중 700만원 가까이가 5만원권이란 얘기다.

2009년 6월23일 처음 시중에 유통되기 시작한 5만원권의 발행잔액 비중은 2010년 2월 30.6%, 2011년 8월 50.5%, 2012년 11월 60.1%로 높아졌다. 이어 작년 11월 64.6%로 상승하고서 올해 1월 62.8%까지 뒷걸음쳤다가 2월 65.1%, 3월과 4월에 각 65.9%로 다시 상승했다.

이처럼 우리나라 최고액권인 5만원권은 출시 5년만에 빠른 보급 속도를 보이며 어느새 ‘국민화폐’로 등극하게 됐다. 7월말 현재 시중에서 사용되고 있는 5만원권의 총 장수는 9억200만장으로 20세 이상 대한민국 성인 1인당 평균 23장 정도 갖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정작 5만원권을 만지기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7월 환수율 16.8%에 그쳐=5만원권의 발행규모는 계속 증가하는데 비해 환수율은 급락 추세를 이어가면서 행방이 더 묘연하다. 한은에 따르면 올 1~7월 발행된 5만원권은 7조2397억원인 가운데 같은 기간에 환수된 5만원권은 1조9037억원으로 환수율이 26.3%에 그쳤다. 작년 같은 기간 환수율(54.4%)과 비교하면 반토막도 안된다.

올 7월 한 달간 환수율만 계산해보면 16.8%로 더 저조했다. 한은 관계자는 “7월에는 5만원권 발행 지급한도를 늘렸고, 휴가철 현금수요도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작년 7월 환수율은 52.1%이었다. 전년동월보다 무려 35.3%포인트 줄었는데, 계절적 요인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5만원권의 연간 환수율은 발행 첫해인 2009년 7.3%에서 2010년 41.4%, 2011년 59.7%, 2012년 61.7% 등으로 꾸준히 상승하다가 정부가 지하경제 양성화를 국정과제로 내세운 지난해 48.6%로 떨어졌고 올해는 그보다 더 추락한 상태다.


▶물량부족 생기나=가파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환수율 때문에 멀지않아 물량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제 마늘밭 사건, 유병언 전 세모 회장의 현금다발 사건 등 5만원권의 음성거래가 속속 포착되고 있고, 정부의 지하경제 양성화가 오히려 음성 현금거래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오기 때문이다. 일부 은행에선 5만원권을 조달해주는 신종 서비스까지 등장한 상태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 등 선진국들의 최고액권 비중은 80%를 상회하고 있다”며 “5만원권이 시중에 나온지 5년밖에 안 지났기 때문에 환수율은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고 곳곳에 물량이 들어가려면 어느 정도 환수율이 저조한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밝혔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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