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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국내] '보폭' 넓히는 이재용, ‘지분폭’ 늘리는 정의선



[특별취재팀=권남근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대표적인 재계 3세다. ‘전자-자동차’ 등 국내 양대산업을 대표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아울러 각각 53억달러와 49억달러 등 5조원이 넘는 재산을 가진 슈퍼리치다.

이 두사람은 꾸준한 경영수업 과정을 거쳐 부회장까지 승진했고, 최근 경영권 승계 과정속에 그 움직임이 더욱 주목되고 있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는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 상장 추진 등으로 한층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앞서 각 계열사들의 합종연횡을 통한 사업개편도 진행됐다. 일부는 현재 진행형이다. 현대차그룹 역시 마찬가지다. 현대차는 최근 계열사간 사업조정을 통한 합병작업을 가시화했다. 그 과정속에 계열사 보유지분 변화도 이뤄졌다.

두사람 행보 중 눈에 띄는 점은 이 부회장은 부친인 이건희 회장의 입원으로 사실상 그룹 수장으로서 대외행보를 늘리고 있고 정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분확보를 시작한 점이다. 두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은 각 그룹은 물론 재계, 주식시장에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 넓어진 경영행보=이재용 부회장의 최근 행보는 한마디로 ‘아버지의 이름으로’이다. 병상의 이건희 회장을 대신하는 역할이 잦다. 물론 이 부회장은 예전부터 다양한 경영활동을 해왔지만 최근에는 불가피하게 이 회장을 대신하거나 과거보다 책임감있게 결정해야할 사안이 늘어나면서 새롭게 부각되는 분위기다.

대표적인 사례가 올림픽 후원계약연장과 시진핑 수석 방한 시 의전 등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17일 중국 난징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올림픽 후원 계약 연장에 합의했다. 지난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했을 때는 삼성전자 전시관 방문을 직접 안내했다. 둘다 무게감있는 자리다.


특히 올림픽 후원은 삼성에게 아주 중요한 자리다. 삼성 휴대폰의 ‘애니콜 신화’는 사실상 올림픽마케팅을 통한 글로벌 홍보에서 나왔다. 이건희 회장은 국내 단 두명뿐인 IOC위원 중 한명이다. 나머지 한명인 문대성 위원에 비하면 무게감이 더욱 크고 역할또한 중요할 수밖에 없다. 시진핑 주석 의전은 다른 그룹에서 총수들이 맡았다는 점에서 사실상 그룹의 대표역할을 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엔 글로벌 시장도 챙기고 있다. 최근 두달여동안 미국, 유럽, 중국 등 출장을 통해 글로벌 시장 점검과 인맥확보에 적극적이다. 특히 중국 휴대폰회사인 샤오미의 급성장으로 불안감이 커지는 중국시장에 공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 후보로 꼽히는 후춘화(胡春華) 광둥(廣東)성 당 서기도 면담했다. 


글로벌 행보의 성과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미국 이외 지역에서의 특허소송을 철회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가시화되기도 했다. 최근에 삼성이 잇따라 진행한 각종 인수합병(M&A)건도 무관치 않다. 미국 공조전문 유통회사 콰이어트사이드, 미국의 사물인터넷개방형 플랫폼 개발 회사인 ‘스마트싱스’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그룹 미래사업과 연관된 건이다. 당연히 이 부회장의 의중과 결단이 반영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삼성이 당면한 문제해결과 미래사업확보에 이 부회장의 능력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분위기 속에 앞으로 어떻게 더 검증될 지가 주목되는 점이다.

▶정의선 부회장 핵심계열사 늘어난 지분확보=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둘러싼 움직임이 분주하다. 계열사 보유지분 매각과 확보가 엇갈린다. 계열사간 합병도 활발하다. 표면적으로는 사업경쟁력 강화다. 시장에선 경영권 승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쟁력 강화’로 쓰였지만 ‘경영권 승계’라고 읽힌다.

현대차그룹의 향후 지배구조 개편의 방향을 파악하는 것은 현재 정몽구 회장과 정 부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와 보유할 가능성이 높은 계열사를 파악하는 게 핵심이다. 최근 그런 움직임이 수면으로 드러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현대위아의 현대위스코ㆍ현대메티아 흡수합병, 현대오토에버의 현대씨엔아이 흡수합병, 현대건설의 현대건설 인재개발원 흡수합병 등을 공시했다. 이에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자동차강판(냉연) 사업 합병,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 합병 등의 사업조정을 단행했다. 연관되거나 중복사업을 통합조정해 사업경쟁력을 높인다는 게 현대차그룹이 밝힌 주된 이유다. 


눈에 띄는 점은 현대위아의 현대위스코, 현대메티아 흡수합병으로 정 부회장이 현대위아 지분 1.95%를 확보하게 된다는 점이다. 수치는 미미해 보인다. 하지만 정 부회장이 주력 부품계열사인 현대위아의 지분을 확보했다는 자체가 의미가 크다. 아울러 지분 57.87%를 보유한 현대위스코에 대해 공정위의 그룹 일감 몰아주기 규제도 피할 수 있게 됐다.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였던 현대위스코는 현대차그룹의 파워트레인 기계영역의 부품그룹에서 단조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전문업체다. 당연히 현대차 의존도가 컸다. 최근 현대위아를 중심으로 파워트레인 및 기계분야에 대한 그룹의 역량이 집중되는 가운데 지배구조 이슈까지 더해 질 수 있는 현대위스코의 행보에 관심이 쏠려왔다.


현대위스코의 합병으로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는 상장사인 현대글로비스 하나로 줄었다. 최근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급등했다. 31.9%의 지분을 가진 정 부회장의 지분가치는 3조7621억원에 이른다. 정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외에 현대엔지니어링 11.7%, 기아자동차 1.7% 등의 지분도 확보하고 있다.

이에앞서 정 부회장은 보유하고 있던 이노션 지분 40% 중 30%를 재무적 투자자들에 매각했다. 매각금액은 총 3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다른 계열사 지분 확보 및 경영권 승계 시 필요한 재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다른 상장사의 지분가치가 오르면 확보할 수있는 금액도 늘어난다.

개인대주주 입장에서 지배구조 재편과정에서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는 것은 계열사 지분들에 대한 정리라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기존 보유지분 가치를 극대화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해서 목적(지배구조 재편)을 달성하려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분석이다. 


결론적으로 정 부회장의 계열사 보유지분변동,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위아의 향후 주가변화,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와의 합병 움직임 등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주목할 사안이다.

happy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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