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국가산업단지에 있는 사업장의 절반이 당국의 전기안전 진단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기안전공사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채익 의원실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13개 노후 국가산업단지에 있는 사업소 300곳 중 150곳이 전기안전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전기안전공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해당 사업소에서 변전실과 변압기, 특고압 전선로 등을 점검한 뒤 이 보고서를 작성했다.
노후 산업단지 중에는 소속 사업장의 전기안전 실태가 심각한 곳이 속출했다. 전남 대불산업단지에서 진단을 받은 사업소 9곳은 모두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울산미포산업단지는 사업소 13곳 중 12곳에서 전기안전 관리가 부적합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의 명지녹산산업단지도 사업소 33곳 중 30곳에 부적합 판정이 내려졌다.
전기안전 관리가 부적합한 사업소들은 고장구간 자동개폐기(ASS)의 축전지가 방전돼 있거나 누전차단기의 동작이 불량한 경우, 규격 전선을 사용하지 않거나 배선이 난잡한 경우 등이 많았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국가산업단지 내 사업장의 대부분은 안전 관리자가 선임돼 있거나 상주한다”며 “이들은 전기화재나 감전 등 각종 재해를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채익 의원은 “정부가 노후 산업단지를 첨단 산업시설로 탈바꿈하기 위해 각종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무엇보다 우선해야 할 것은 많은 근로자가 일하는 사업장의 안전 문제부터 면밀히 관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허연회 기자/okidok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