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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축銀 합병 바람…침체국면 등불될까
SBI 합병땐 총자산 규모 1위
J트러스트 최다지점 저축銀 도약

서민금융 강화·효율성 제고 기대
무차별 확대 따른 부실 우려도


저축은행들이 줄줄이 몸집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계열사 합병을 통한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비용 최소화와 수익성 개선이란 긍정적인 효과와 함께 외형 확장에 따른 부실 우려도 나오고 있다.

▶줄줄이 대형화=18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다음달 말까지 총 4개로 나뉘어 있는 계열사 합병을 마무리한다. 합병이 끝나면 총자산 3조7500여억원, 지점 수 18개로 업계 최대 저축은행으로 올라선다. 사실상 전국 영업권(부산ㆍ경남 제외)을 가진 최초의 저축은행이 되는 셈이다. SBI는 합병 이후 올해 말까지 점포를 2~3개 더 추가할 계획이다.

친애저축은행의 모기업인 J트러스트는 SC저축은행과 SC캐피탈 인수 마지막 절차인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인수에 성공하면 J트러스트는 친애저축은행 지점 15곳과 SC저축은행 지점 4곳 등 총 19개 지점을 갖는 국내 ‘최다’ 지점 보유 저축은행이 된다.

HK저축은행도 다음달 18일까지 100% 자회사인 부산HK저축은행을 흡수합병한다. HK저축은행은 지난해부터 부산HK저축은행의 영업력 악화 등의 이유로 흡수합병을 검토해 왔다. 이달 1일 예성저축은행과 합병한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서울지역 영업을 강화해 자산성장과 수익개선을 이뤄낸다는 전략이다.

대부업 출신 저축은행들도 합병바람에 가세했다. ‘러시앤캐시’브랜드로 유명한 아프로서비스그룹은 다음달 말께 금융위원회에 OK1ㆍOK2저축은행 합병 승인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합병 후 강원과 영남권 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저축은행 강자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

웰컴저축은행 역시 올해 안으로 충남 서일저축은행 합병을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영업권이 수도권과 영남권에서 충청지역까지 확대되고 지점 수도 13곳으로 늘어난다.


이런 저축은행의 대형화 바람은 대부업체들이 저축은행업계에 뛰어들면서부터 시작됐다. 올해 상반기 웰컴크레디라인대부와 아프로서비스그룹이 가교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고금리상품을 내걸며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기존 저축은행들이 위협받을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대형화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서민금융 강화 정책을 펴는 것도 저축은행업계에 새로운 활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효율 대(對) 부실=저축은행 대형화에 대한 평가는 둘로 나뉜다. 업계 자체적으론 통일된 영업전략 수립 및 수행, 중복 투자 방지, 조직 인력 활용 극대화 등 경영효율성 제고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음달부터 저축은행업계에 신용평가시스템(CSS)이 적용되는 가운데 대형화가 대출금리 인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화로 경영효율성은 높아지고 CSS로 대출원가산정 방식 등이 합리화될 경우 현재 최대 30%대인 대출금리도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 “20%대 중(中)금리 상품 출시가 잇따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부실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의 주요 원인이 무차별적인 외형확장이었기 때문이다. 덩치가 커지다 보니 거액의 예금을 운용하기 위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같은 고위험 사업에 손대기 시작한 것이 화근이었다.

흑자 저축은행 대부분 자산 규모가 5000억원 이하이고 대주주가 개인인 중소형 규모라는 점도 대형화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저축은행 자산규모는 5000억원 이하로 유지하면서 관계형 영업 등을 통해 내실 있는 성장이 이뤄지도록 지도할 것“이라면서 ”본업인 서민금융 이외 고수익을 위한 투자 등에는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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