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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친 미모 · 반일 마케팅 논란…이젠 ‘주먹’ 으로 인정받아야…
미녀파이터 송가연 데뷔전 승리 신고식
미모의 여성 파이터 송가연(20ㆍ팀원)이 종합격투기 데뷔전에서 승리하며 직업 선수로서 화려하게 신고식을 치렀다. 하지만 이번 승리에도 불구하고 이전부터 제기돼 온 ‘지나친 미모 마케팅’과 ‘해묵은 반일 마케팅’ 논란에서 벗어나는 데는 실패했다. 이런 논란은 송가연이 신인 티를 벗고 몇 차례 전적을 더 쌓아 실력을 인정받을 때까지 안고 가야 할 숙명으로 비쳐진다.

송가연은 지난 17일 저녁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로드FC(Road Fighting Championship) 017’ 대회 메인이벤트에서 일본의 신인 야마모토 에미(33)를 맞아 1회 2분23초 만에 TKO승을 거뒀다.

린치에 가까운 일방적인 승리였다. 전업 선수로서 현격히 앞서는 근력과 투지를 앞세워 전업주부 출신인 야마모토를 시작부터 몰아붙였다. 1회 공이 울리자마자 달려들어 양훅 컴비네이션을 적중한 뒤 20초 만에 업어치기로 테이크다운에 성공했다. 태클을 시도하며 일어서려는 야마모토를 재차 양훅으로 눕히며 그라운드 상위 포지션을 차지했다. 이후로는 야마모토의 안면에 무참히 파운딩을 퍼부으며 심판의 경기 중단을 이끌어냈다.

송가연은 승리가 확정되자 케이지 캔버스에 그대로 무릎을 꿇고 두손을 모아 기도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번 경기를 위해 땀흘려 훈련한 결실은 참으로 달콤했다. 잠시나마 세상을 모두 가진 듯한 승자의 기쁨을 만끽했다.


송가연은 이전까지 도장의 연습생끼리 기량을 겨루는 아마추어 킥복싱 대회에 다섯 차례 출전해 모두 승리한 바 있다. 일반 팬들을 상대로 TV 등 매스컴의 조명을 받으며 정식 경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인 생짜 신인이다. 신인이 첫 경기에서, 그것도 파격적으로 가장 나중에 열리는 메인이벤트에 나서 흔들림 없이 경기력을 발휘한 것은 대단한 일이다.

그러나 이를 지켜본 팬들의 반응은 축하와 환호만 있었던 건 아니다. 데뷔 전부터 “데뷔전도 안 치른 선수가 이렇게 유명세를 치르는 이유가 뭐냐”며 지나친 상술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경기 후에도 현재진행형이다.

‘송가연 과대 마케팅’을 지적하는 이들의 주장은 송가연이 직업 파이터가 아닌 연예인이라는 것이다. 데뷔 전 TV 예능 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에 출연하고 ‘룸메이트’에는 고정 출연했다. 미모와 끼 등 연예인 자질이 충분하더라도 선수라면 어떤 곳에 먼저 등장해야 할지 선후 관계를 따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송가연이 이번에 선수로서 케이지에 들어서기 전인 지난 해 같은 대회 단체에서 라운드걸 ‘로드걸’로 먼저 데뷔한 것도 이들의 비난 대상이다. 선수로서 기량보다 미모로서 먼저 화제를 모으겠다는 의도가 드러난 증거라는 것이다.

이번 경기 상대인 야마모토가 격투기를 직업으로 하지 않은 일본인 전업주부라는 점도 이런 논란을 가중시킨다. 선수의 상품성을 보호하기 위해 낙승이 뻔한 약체를 고르고 골라 붙였다는 것이다. 더욱이 야마모토는 평소 체중이 이번 경기 계약 체중인 47.5㎏에 못 미치는 왜소한 체격이다. 반면 송가연은 평소 체중보다 8㎏ 가까이 감량을 거쳐 체격과 힘에서 애초부터 급이 달랐다. 굳이 상대를 일본 선수로 골라 저열한 ‘반일 마케팅’을 펼쳤다는 논란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다.

맡은 임무를 성실히 수행한 선수를 탓 할 문제는 아니다. 송가연은 이번 경기 승리 뒤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경기에만 집중해 왔다”고 말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대회단체인 로드FC가 도를 넘은 ‘송가연 팔이’로 송가연을 오히려 욕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제대로 된 선수로서 육성하려 한다면 이런 논란이 왜 나왔는지 사정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이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격투기 팬은 “피겨의 김연아와 포켓볼 차유람이 미모로만 인기를 누리고 있는가”라고 반문하고 “선수를 깜짝 이슈로 쓰고 버리려면 송가연 말고도 많다. 현역 라운드걸들을 모두 격투기에 데뷔시키자”고 비판했다.

조용직 기자/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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