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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명정식] 급증하는 산림서비스 수요 대응책 서둘러야
명정식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휴가철 여행지도가 달라지고 있다. 해외여행은 꾸준히 늘고 있으나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은 줄어들고 있다. 한편 산을 찾는 인구는 연인원 4억명을 넘어섰으니 국민 1인당 평균 4회 이상 산을 찾은 셈이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교육과 정서함양, 성인들은 건강과 치유 차원에서 산림서비스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국토의 70%가 산이라지만 내놓을만한 임산물이나 산림자원도 없고, 1인당 도시숲은 세계보건기구 권고치인 9㎡에 크게 못 미친다. 급증하는 산림서비스 수요에 대한 실질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산림의 경제적 기능에 주목하자. 2010년 산림청은 산림의 수원함양, 대기정화, 재해방지, 휴양 등 경제적 가치를 약 109조원으로 평가했는데 이는 농업 생산액 45조의 2.5배에 해당한다. 그 중 휴양기능은 14조 6000억원으로 국내 차(茶)시장 6조의 2배가 넘는다. 또한 캠핑인원은 2013년 기준 276만명으로 추산되며 캠핑시장 규모는 6000억으로 5년전에 비해 8배 이상 급증했다. 산림을 찾는 인구가 급증하면서 일부 지자체에서 등산로 개설과 보수에 나서고 있으나 다양한 수요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숲해설가, 유아숲지도사, 숲길체험지도사, 안전관리자, 산불예방관리자 등 산림서비스 산업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창조경제다. 사람이 있는 곳에 경제도 있기 때문에 산림산업은 지금 부심하고 있는 내수활성화에 일조하게 될 것이다.

숲은 힐링 산업이다. 숲은 팍팍한 도시생활과 경쟁에 지친 현대인에게 심신의 피난처다. 자연휴양림을 찾은 사람은 연간 1200만명이 넘어 국민 4명중 1명꼴이며 치유의 숲 이용고객도 31만명이 넘는다. 산림을 찾는 이유도 예전엔 단순 등산에서 산악동호회, 산악자전거타기, 산악캠핑, 산림욕, 산림휴양, 산림치유 등으로 점차 진화하고 있다. 이들이 숲을 통한 힐링을 비용으로 환산해보면 천문학적인 금액이 될 것이다. 아직 초보단계에 있는 치유의 숲 확대 조성에서 나아가 이제는 치유 프로그램의 고객별 다양화, 산림치유 지도사의 전문화 및 확대배치 등 선제적 행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울러 일부 지자체에서 실시하고 있지만 산림의 치유기능에 대한 전문적 연구가 병행되어야 하므로 민관의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지구온난화와 더불어 생태계도 많이 변했다. 70년대에 심겨진 수종들을 지금의 우리 토양과 기후에 맞는 경제수종으로 교체해야 한다. 송이버섯처럼 돈이 되는 임산물을 개발하고,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숲과 산림학교 신설에 속도를 내야 한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자연학습장에서 자란 아이들이 도시 아이들보다 창의력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과 독일은 60% 이상의 유치원이 산속에 있다고 한다. 아울러 국립수목원 등 지금껏 보호해온 국공영 산림은 개방시간을 확대하여 시민들의 삶의 질 개선에 일조했으면 한다.

왜 이렇게 스스로 숲을 찾아 나설까. 논어에 ‘知者樂水 仁者樂山(지자요수 인자요산)’이라 한 깨달음을 체득한 것일까. 숲은 그저 여러 그루의 나무가 모여있는 것 이상이다. 숲은 미생물의 서식지로 곤충들에게 양분을 제공하며 새와 들짐승의 먹이사슬을 잇고 있는 생태계의 시작이다. 그 속에 물을 저장하여 홍수를 조절하며, 쉼 없는 수분대사를 통해 잎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살아있는 유기체다. 광합성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변색하며 낮에는 산소를 내뿜고 밤에는 해로운 이산화 탄소를 거둬들이는 화학공장이다. 우리가 산의 보호를 받고 산림을 채취하며 이를 생활이기로 활용하고 있다면 우리도 결국은 생태계의 일부이다. 벌써 다중시설화 된 산림 이용객 수가 5년 후엔 4억8천 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산림의 손익 판단은 속성상 시간을 요하지만 자꾸 늘어나는 산림수요, 바라보는 시각을 달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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