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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南北, 얼굴 붉히더라도 계속 만나야
정부가 19일 2차 남북고위급 접촉을 갖자고 전격 제의, 북측 반응이 주목된다. 지난 2월 첫 고위급 접촉을 가진 후 6개월만이다. 정부는 이날 북한의 모자보건 지원사업에 133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며 회담 실현에 무게를 더했다. 북측이 우리 제안을 받아들이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극도로 경색된 남북관계를 감안할 때 서로 얼굴이라도 맞대 얘기를 하자는 접촉제의는 반길만하다.

시기적으로도 적절한 편이다. 남북은 화해의 메시지를 들고 올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과 북측이 선수 및 응원단 파견 의사를 밝힌 인천 아시안게임 개최 임박 등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만한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7일 출범한 통일준비위원회 첫회의에서 북한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며 교류협력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통일기반을 구축하자고 밝힌 것 역시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가겠다는 메시지로 이해된다. 무엇보다 추석이 불과 한달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중단된 추석이산가족 상봉 현안을 남북 모두 최우선적으로 풀어야할 시점이라는 점에서 고위급 접촉 제의는 더욱 당위성을 가진다.

우리측이 통지문에서 이를 최우선적으로 제시하고 북측이 요구해온 5·24조치 해제나 금강산 관광 재개문제를 다룰수 있다는 전향적 자세를 보인 것도 이같은 현실을 감안한 의지다. 북측은 1차 접촉이 북측 제의에 의해 이뤄졌고 지금 한반도 주변 국제 정세는 서로 만나 민족의 공존번영을 논해야할 예민한 시점이라는데 주목해야한다. 남북관계가 풀리지않는 한 6자회담은 물론 북미관계 개선, 일본 등을 우회하는 현상타개책 그 어느 것 하나 용이하지 않다는 점을 우선 인정해야한다. 절대 우방이자 혈맹이던 중국 최고 지도자마저 한국을 먼저 방문할 정도로 고립무원의 분위기가 깊어감을 북측 지도층은 인식해야한다. 방사포와 미사일을 쏘아대면서도 아시안 게임에 선수와 응원단을 보낸다는 유아적 화전양면 전략은 구시대적 유물에 불과하다.

북측이 이번 제의에 상투적 시비를 걸어 불응할 공산도 없지않다. 당장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기간임을 들어 반발할 수도 있다. 국제기구를 통한 모자보건 지원도 드레스덴 선언의 연장선이라고 억측할 여지도 있다. 기대감이 생기는가 하면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 경색되는 것이 남북관계여서 제의와 만남에 실망감이 크다. 하지만 붉히는 얼굴이라도 자주 보게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상호신뢰와 민족 동일성 회복에 진일보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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