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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시복식
정조 15년 1791년 5월 전라도 진산에서 이후 100여년간 ‘피바람’을 일으킬 사건이 발생한다. 선비 윤지충이 모친이 별세하자 외사촌형인 권상연과 상의해 어머니 유언을 따라 위패를 만들지 않고 제사도 지내지 않은 것이다. 일명 ‘폐제분주(廢祭焚主)‘사건이다. 윤지충은 모친이 전염병으로 돌아가셨다는 이유로 먼 곳의 친인척들에게는 부고를 내지 않고 가까운 곳에 사는 친인척과 이웃의 문상만 받고 장례를 치렀다. 윤지충의 ‘망측한’ 일은 소리없이 퍼져 결국 ‘불효이며 국왕에 대한 반역’이라는 이유로 고발당해 무부무군(無父無君)의 사상을 신봉했다’는 죄목으로 참형을 당한다. 윤지충은 1787년 내종형인 정약전을 대부로 이승훈으로부터 바오로라는 세례명을 받았다. 정조는 비교적 관대한 입장이었지만 조정은 이를 둘러싸고 남인끼리 갈라졌다. 천주교를 묵인하자는 신서파(시파)와 공격하는 공서파(벽파)로 나뉘며 벽파를 두둔한 정순대비의 표적이 됐다. 순조1년 1월 대왕대비의 명으로 사교 사학을 엄금한다는 명이 내려지고 시파 남인 계열 천주교도에게 철퇴가 가해진다. 1801년 신유박해로 이승훈, 정약종 등이 참형을 당하고, 정약전, 정약용 등이 귀향길에 올랐으며, 이 사태의 전말과 대응책을 적은 황사영의 밀서가 발각되면서 이 한 해에만 300여명의 천주교도가 처형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중 한국천주교 최초의 순교자인 윤지충과 동료 순교자 123위에 대한 복자 추대 시복식이 16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다. 이번 시복식은 한국천주교회 역사상 세번째다. 첫 시복식은 1925년, 두번째 시복식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직후인 1968년 로마에서 열렸으며 각각 79위, 24위가 시복됐다. 이들 103위 복자는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방한시 성인품에 올랐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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