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쉼표>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중세 가톨릭의 성인 프란치스코의 고향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북쪽으로 180km 떨어진 움브리아 지역의 소도시 아시시(Assisi)다. 인구가 2만7000여 명에 불과한 작은 마을이지만 중세시대의 거리와 집, 교회 등이 그대로 남아 있어 항상 관광객으로 붐빈다. 구시가지의 골목으로 들어가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로 돌아온 듯한 느낌을 준다.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가톨릭의 권위가 하늘을 찌르던 1182년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젊어서 방탕한 생활을 하고 전쟁터에 뛰어들기도 했지만, 23세 때인 1205년 종교에 귀의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전쟁의 참화와 종교계의 허영을 직접 목격하고 깊은 성찰과 수도 끝에 청빈과 검약, 절제의 계율과 평화와 화해의 사상을 정립하고 실천했다.


그는 ‘모든 사람은 형제’라고 주장했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 죄수는 물론 비기독교도 형제라며 복음을 전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비린내 나는 십자군 전쟁의 광풍에 대해 이슬람 교도들을 정복하지 말고 사랑으로 포용해야 한다며, 이들을 찾아가 직접 설교했다. 자신은 누덕누덕 기운 옷을 입고 농사를 지으며 소박한 삶을 실천했다. 그는 선종 2년 후인 1228년 성인으로 시성됐다.

오는 14일 방한하는 교황 프란치스코는 자신의 이름을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로부터 따왔다. 그만큼 아시시의 성인을 존경한다는 의미다. 그 동안 보여준 교황 프란치스코의 말과 행동도 13세기 성 프란치스코를 닮았다. 교황이 던질 메시지도, 형태를 달리하지만, 13세기 성 프란치스코가 제시했던 평화와 화해, 청빈과 절제 사상의 대한민국 2014년 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해준 선임기자/hj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