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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 칼럼-김재수> 안중근 의사와 하얼빈의 비빔밥
세계적인 영화거장 장예모 감독이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영화화한다고 한다. 국내보다 해외에 안 의사의 삶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안 의사가 1909년 일본 초대총리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곳이 만주 하얼빈역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중국을 방문하면서 “하얼빈역 내 안중근 의사 의거현장에 기념표지석을 설치해달라”고 요청했다. 시진핑 주석이 적극 공감하며 올해 1월 하얼빈역에 ‘안중근 기념관’이 세워졌다. 많은 관람객들이 안중근 기념관을 찾고 있으며 대부분이 중국인이다. 안 의사는 중국에서도 독립투사로 크게 존경받고 있다.

최근 하얼빈에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K-FOOD FAIR’라는 한식 홍보행사를 개최했다. 하얼빈에서 대규모 한국 농식품 홍보행사가 열린 것은 처음이다. 하얼빈은 동북 3성(요녕성, 길림성, 흑룡강성)의 중심지로 인구가 1천만에 이른다. 중국, 러시아, 조선족 등 여러 나라 사람이 혼합돼 어울리는 지역이기도 하다. 미국 뉴욕, 중국 상하이 등 다른 지역과는 달리 가까운 느낌이 들었다. 안중근 의사의 애국심이 서린 역사적 장소라서 그럴 것이다.

이번 하얼빈 식품홍보행사의 슬로건은 ‘한국식품의 풍미, 얼음의 도시 하얼빈과 인연을 맺다’였다. 한국식품을 시연ㆍ시식할 수 있는 체험행사 위주로 진행됐고, 현지인들의 호응과 관심도 높았다.

시진핑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방한 시 구매했던 한과와 같은 쌀 가공품과 고추장 등 장류도 인기를 끌었다. 특히 하얼빈 중심가인 소피아광장에서 1000명분의 비빔밥이 10여분만에 소진될 정도로 비빔밥 행사가 큰 인기를 끌었다.

하얼빈 조선족 소학교인 도리소학교 학생들과 함께 비빔밥과 떡볶이를 만드는 ‘한국요리 체험교실’도 열렸다. 도리소학교는 1909년 독립투사들이 세운 학교로 안중근 의사도 이 학교에서 거사를 준비했다고 한다. 어린 학생들에게 한국음식 만드는 방법을 요리사가 알려주고 선물로 한국음식을 주자 매우 즐거워했다.

그러나 조선족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고, 아이들도 우리말을 잘하지 못하는 점이 안타까웠다. 하얼빈에서 사라져가는 우리 문화를 알리기 위해서도 한국음식이 해야 할 역할이 많다.

한국식품을 제대로 알리고 교육시키는 것이 한국문화를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앞으로 한ㆍ중 식품행사를 자주 개최해 하얼빈을 비롯한 중국 동북권에서 한국식품 수출을 늘려야 한다.

하얼빈은 역사적으로 한국과 인연이 깊은 도시다. 우리나라와 중국, 북한, 러시아의 교류협력에도 유리한 위치다. 비빔밥은 화합과 조화의 음식이다. 식재료 고유의 개성이 살아있으면서 하나의 맛으로 어우러진다.

하얼빈에서 인기를 끈 비빔밥은 중국, 러시아, 조선족 등 다양한 민족의 화합을 상징하는 음식이 될 수 있다. 비빔밥을 대대적으로 전파시켜 하얼빈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만들자. 비빔밥이 동북아 지역을 화합시키고 조화를 이루는 대표적인 K-Food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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