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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부동산시장 훈풍에 자취 감추는 경매 물건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3계. 서초구 서초동 무지개 아파트 76.89㎡(이하 전용면적)형이 경매에 나와 감정가(6억원)보다 높은 6억1299만원에 낙찰됐다. 한차례 유찰돼 감정가의 80%인 4억8000만원을 최저가로 경매가 시작됐지만 응찰자가 26명이나 몰리면서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02%까지 치솟았다.

이날 이 경매법원에서 경매가 진행된 아파트 경매 물건은 모두 9건. 유찰된 물건은 2건에 불과했고, 7건이 주인을 찾았다. 낙찰된 물건은 모두 높은 가격에 팔렸다. 관악구 신림동 한양 아파트 84.79㎡는 감정가(2억8300만원)보다 높은 3억원에 팔렸고(낙찰가율 106%), 3건은 90% 이상, 2건은 80% 이상의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하며 주인을 찾았다. 경매법원 관계자는 “최근 경매 물건수가 줄어들면서 응찰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입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도권 경매 시장의 열기가 뜨겁다. 응찰자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낙찰가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3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1~22일) 수도권에서 진행된 아파트 경매의 평균 낙찰가율은 85.3%로 전달(84.1%)보다 다시 높아졌다.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 4월 86.1%를 기록하며 최고치를 기록한 후 매매시장 침체의 영향으로 하락하는 듯 보였지만 이달 들어 다시 급상승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매시장에서 낙찰가율이 80% 이상을 기록하면 활기를 띠는 것으로 평가한다.

응찰자수도 늘어났다. 경매 건당 평균 응찰자수는 7.6명으로 지난달(6.7명)보다 1명 정도 더 늘었다. 그만큼 낙찰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의미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주택시장이 7월 비수기인데도 응찰자수가 늘어나고 낙찰가율이 상승하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매매시장에 급매물이 줄어들고, 시세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경매시장에 사람이 몰리고 입찰가를 높이 쓰는 경향이 생기면서 낙찰가율이 높아진다고 설명한다. 


낙찰가율이 상승하는 것은 경매 물건수가 급격히 줄어든 것도 주요 원인이다. 이달 수도권에 나온 아파트 물건은 1359건에 불과하다. 이달 말까지 예정된 아파트 경매물건 수와 합하면 1889건에 머문다. 매달 2000건 이상 나오던 수도권 아파트 경매 물건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지난달 6월 경매가 진행된 수도권 아파트는 1816건으로 지난 2011년 7월(1775건) 이후 가장 낮았다.

법무법인 리더스 박미옥 경매본부장은 “경매 법원별로 하루 20건 가까이 나오던 아파트 경매 물건이 요즘은 10건 정도로 크게 줄어 입찰할 대상이 별로 없다”며 “경매 물건의 희소해지니 응찰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경향이 생겼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경매시장에서 경매물건이 감소하는 것은 매매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게 원인이다. 채권자들이 아파트를 경매로 처분하는 것보다 매매시장에서 파는 게 더 많이 남는다고 판단할 때 경매 물건이 감소하는 것이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소장은 “거시경제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 경매 물건수가 감소한다”며 “이달 들어 최경환 경제부총리 취임에 따른 규제완화 기대감의 영향도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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