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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 대란속 ‘나홀로’ 떨어지는 강서구 전셋값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신혼집 구하려면 지금이 기회예요. 지금 아니면 서울에서 이 가격에 전세잡기 힘들어요.”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의 턱밑까지 위협하고 있지만, 강서구만이 최근 몇 달 새 ‘나홀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2일 오후 방문한 강서구 마곡지구 마곡엠밸리 각 단지 부동산에는 전셋집을 알아보러 방문한 젊은 부부들이 눈에 띄었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전세가격이 서울 평균에 비해 얼마나 저렴한지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있었다.

KB국민은행의 자료를 보면 강서구의 아파트 전세가는 지난 3월 마지막 주를 시작으로 14주 연속 떨어졌다. 강서구의 6월 평균 전세가는 3월과 비교해 1.38% 하락한 수준이고,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전세가는 0.18% 증가했다.

마곡엠밸리 6단지 상가에 있는 M공인 관계자는 “84㎡의 분양가가 4억 초반에서 4억4000만원 사이인데, 현재 전세는 2억3000~2억7000만원 정도에 거래된다”며 “전세가가 분양가의 55~60% 정도라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강서구 전세가격이 떨어진 건 이곳에 주택 물량이 대거 공급됐기 때문이다. 지난 5월29일부터 마곡엠밸리 14~15단지(2227가구)가 입주를 시작했고, 지난달에는 1~7단지(4283가구)가 뒤따라서 입주를 개시했다. 

마곡지구를 비롯해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강서구 전세가는 나홀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강서힐스테이트까지 지난달에 입주를 시작하며 강서구 전체 공급물량에 2603가구를 더 보탰다. 6월 강서구에 공급된 6886가구는 서울시 전체 입주 물량의 67.7%를 차지할 정도다.

마곡지구 내 D공인 대표는 “전셋값이 낮게 형성돼 있고, 80% 이상의 세대가 전용면적 85㎡ 이하라서 서울 다른 지역과 경기도에서 온 신혼부부들의 관심이 많다”며 “다만, 워낙에 공급된 가구가 많고 여름 휴가철이 겹쳐서 물량만 쌓여가고 있다”고 전했다.

마곡지구 ‘공급폭탄’의 여파는 인근의 기존 아파트 전셋값에도 미치고 있다. 마곡엠벨리 4단지 뒤편에 자리잡은 한솔솔파크 아파트 전용면적 84㎡은 2달 전에 2억6000만원 수준에서 거래됐으나 지금은 2억3000만원으로 떨어졌다. 방화동 푸르지오 전용 85㎡ 전세도 2000~3000만원 하락했다.

더조은공인 송미영 대표는 “일단 지금은 비수기여서 전세를 찾는 손님 자체가 많지 않다”며 “가을 이사철 되면, 마곡지구에 나와 있는 물량이 빠지고 기존 아파트 전세 물량까지 소화되면서 전세가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이 넘치면서 강서구 전세가격이 당장은 약세를 보이지만, 회복할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LG, 코오롱 등 대기업 연구단지를 비롯해 강서구청과 이화여대의료원 등 행정·의료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고 도심으로의 접근성도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 서성권 연구원은 “향후 2~3년 안에 마곡지구의 주거여건이 정비되고, 연구단지 등이 들어서며 자족기능까지 갖추면 마곡을 비롯한 강서구의 전세가격은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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