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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 광장 - 장용동> 김치명인과 김치의 세계화
김치는 나눔·공동체문화의 상징
세계화위한 장기포석 갖춰나가야
김치명인 집중 육성, 싱크탱크화
김치·김장문화 체계적 정립 시급



시원한 물김치가 생각나는 계절이다. 더운 여름 우물속 물김치를 꺼내 쫄깃한 국수를 말아 들이키면 푹푹 찌는 삼복더위라도 단번에 기세가 꺾인다. 그뿐인가. 추운 겨울은 겨울대로 땅에 묻어놓은 장독에서 언 총각김치를 꺼내 먹던 ‘미각의 전설’을 한민족이라면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우리의 김치는 한민족의 역사이자 삶과 함께한 전통 부산물이다. 또 이를 담그는 공동체 의식이야말로 끈끈한 인간애의 표상이라 할수 있을 것이다. 최근 한류바람을 타고 한반도 울타리를 벗어나 세계인의 식탁에 오르고 있는 것도 김치 자체의 독특한 음식보다 문화 정체성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해 10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사실만 해도 그렇다. 김치라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이를 담그는 한국인의 나눔과 공동체 문화를 상징하는 독특한 행위에 대해 높게 평가한 것어서 더욱 반길만 했다. 그 후속으로 미슐랭 가이드로부터 별을 받은 김치식당이 각 나라에 속속 등장하고 이달 초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대중국 수출을 위한 제도적 기반마련이 약속되는 등 김치와 김장문화 수출의 가교가 동서남북으로 이어지고 있다.

나눔의 정신이 담긴 우리의 김장 문화를 소중히 가꾸고 전승하는 단계를 넘어 또 다른 한류를 꿈을 꿀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기회를 십분 활용하지 못한다면 대중국 수출 기대감이 되레 수입 위기로 바뀔수 있으며 종주국 논란에 재차 휩싸일 공산도 없지 않다. 종주국으로서의 치밀한 민,관 전략이 절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근시안적 수출 상품인식에서 벗어나 세계화를 위한 장기 포석이 필요한 것이다. 정부의 긴 호흡을 가진 전략적인 홍보와 산업화 지원 및 육성, 세계인의 입맛에 맛도록 개량해 나가는 민간의 기술개발 및 전수가 필수다.

김치를 고급화해 상류 음식문화로 인식시켜나가는 것도 역시 필요하다. 캘리포니아의 새클라멘토 시골 촌도시에서도 일본 요리와 일식집이 지역내 최고의 고급집으로 통하듯이 이를 귀하게 여길수 있도록 이미지를 고양시켜나가는게 바람직하다. 이는 메드 인 코리아 상품에 이어 한민족까지 함께 고양되는 상승효과를 가져다줄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김치와 김장문화를 체계적으로 정립하는 일이 절대 시급하다. 다양한 김치를 담그고 이를 전수해온 김치 전통 명인들을 집중적으로 발굴, 싱크탱크화하는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전통주, 전통악기 등에 대한 명인은 많으나 김치 명인이 주변에 없다는 것은 심히 유감이다. 흩어져 있는 많은 김치 명인을 찾아내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육성해 한국 전통김치군단을 만드는 일이야말로 김치와 김장문화를 세계로 확산시키기 위한 당면 해결 과제다. 이들을 김치와 김치 담그는 문화의 구심점으로 삼아야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수 있다.

마침 농림식품부 주관, 김치 명인 선정을 위한 심사가 진행중이라 한다. 수백 가지에 달하는 다양한 김치를 담아내고 전수해온 각양각색의 손맛을 십분 가려내는게 쉽지 않다. 하지만 단순히 사업자 등록증만 보고 몇 년 동안 김치사업을 해왔느냐는 별 의미가 없다. 20년간 단순히 김치공장에 매달려 사업을 해왔다면 연륜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무엇보다 전통 김치를 담그는데 손맛 보존을 위해 얼마나 노력해왔는지, 김치 문화에 얼마나 열정을 가졌는지를 비중있게 따져야한다. 김치세계화에 기여할수 있는 역량도 평가, 참조해야할 것이다. 아울러 다수의 명인을 선발, 전통계승에 대한 사기를 더욱 고취시키고 이들을 통해 김치 종주국으로서의 입김을 굳히는 일이 중요하다. 

장용동 대기자
 /ch10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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