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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車 부품 질은 같은데 보험료는 더내고”…내년부터 국내서도 대체부품인증제 시행
[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한국에서는 순정부품(OEM) 고집에 불 필요한 보험료를 더 내는 우매(?)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손해보험협회 관계자) 우리나라 보험소비자들이 겪고 있는 실상이다. 반면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대체부품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스페인의 유명한 자동차기술연구소인 마프레-세스비맵의 이그나시오 후아레스 소장은 “순정부품에 집착하는 것은 (순정부품이 좋을 것이란 막연한)선입견에 치우진 잘못된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대신 다양한 대체부품을 활용하는 것이 보험가입자는 물론 유효경쟁을 통해 보험과 자동차산업도 발전시킬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라고 제안했다.

대체부품이란, 순정부품과 동등한 품질을 지닌 비순정부품(Non-OEM), 폐차 부품을 개선한 재제조부품, 중고부품 등 재활용부품을 통칭한 용어다.

국내에서도 내년 1월부터 대체부품 성능 품질인증제가 시행될 예정이다. 특히 외제차 수리비의 폭리로 사회적 문제가 불거지면서 대체부품 활성화가 화두로 떠오른 상황이다. 실제로 매년 자동차보험에서 지급되고 있는 5조원 가량의 보험금 중 2조원 이상을 부품비용으로 지급되고 있다.

반면 영국 등 유럽 선진국에서는 10여년전부터 대체부품이 활성화된 상태다. 이미 대체부품이 전체 부품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달한다. 영국의 태참에 따르면 나라별 대체부품 사용률이 미국 32%, 캐나다 26%, 스페인 15%, 영국 5% 등이다. 태참(THATCHAM)은 영국의 66개 자동차보험사가 대체부품을 통한 수리비 경감을 위해 1969년에 공동 설립한 비영리 연구기관이다.

레슬리 업햄 태참 이사는 “과거에는 비순정부품의 질이 좋지 않다고 인식됐다”며 “태참이 생긴 후 대체부품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이뤄진다는 인식이 전파되면서, 품질에 대한 신뢰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보험사들은 보험 계약단계에서 대체부품 사용 약정을맺을 경우 보험료를 할인해주고 있다.

국내에서의 비순정부품 사용률은 제로다. 대기업의 순정부품에 대한 막연한 신뢰에서 비롯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우정훈 국토부 자동차운영과 서기관은 “내년부터 이원화된 대체부품 인증제도를 도입해 시행할 예정”이라며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부품의 질이 동등함에도 고가인 대기업의 부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낭비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국토부는 대체부품 인증제도를 이원화해 운영할 예정이다. 보닛 등 차량안전에는 문제가 없으나, 수리비용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약 50종의 외장제 부품은 국가가 인증한 민간기구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차량안전과 연관되는 34개 부품에 대해서는 국가가 직접 인증해 운영할 방침이다.

우 서기관은 “대체부품에 대한 국민적 신뢰확보를 위해 대체부품의 유통경로 파악 등을 시스템화할 예정”이라며 “대체부품에 국가가 만든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등 대체부품 활성화를 통해 보험료 낭비 등 사회적 비용 절감에 심혈을 기울여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kyk7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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