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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해창 선임기자의 세상읽기> 6.25 그리고 오늘
민간인 피해 250만 명, 군인 140만 명, 전쟁고아 10만 명, 이산가족 1000만 명. 섬뜩한 내용인데도 왠지 눈에 익습니다. 6.25, 한국전쟁의 피해입니다. 이런 걸 두고 참상이라고 합니다.

남북한을 합친 피해 수치인데 물론 정확한 자료는 아닙니다. 인터넷에는 한국전쟁 통계자료가 뒤죽박죽입니다. 그럴듯한 무슨 대백과사전도 교육기관 자료실도 제각각입니다. 통계마다 ±편차가 카테고리 별로 5~20%나 됩니다. 사람 목숨으로 따지면 수십만 명이 왔다가 갔다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6.25하면 답은 ‘사상 최악의 민족상잔’입니다.

경제적 피해 자료도 다를 게 없습니다. 통계에 따라 수십만 채의 집이 날아갔다 돌아왔다 그럽니다. 그래도 중간치를 찾아보면 역시 참혹했던 건 사실입니다. 남쪽도 북쪽도 주요 도시나 산업단지는 그야말로 쑥대밭이 된 겁니다. 특히 덩치 큰 공장과 철도, 그리고 교량은 정조준 대상이 돼 절반 이상이 부서지고 뭉개졌다고 합니다. 전쟁 직전인 1949년에 비해 농업ㆍ광업ㆍ공업 생산력이 의 60~80%가 감소했으니 말입니다. 전쟁 전 당시 한해 국민총생산에 맞먹는 재산피해입니다.

삶의 터전이 송두리째 잿더미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북한 원산 일대를 폭격하고 돌아 온 한 미군 조종사가 “더 이상 목표물이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을 정도였으니까요. 

동족상잔 한국전쟁의 참상

이런 인적 물적 피해도 피해지만 더 치명적인 피해라면 분단 고착화일 겁니다. 불편 없이 사는 데 무슨 소리냐고요? 과연 그럴까요. 지금의 반대, 그러니까 통일 한반도가 우리의 조국이라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을 겁니다. 태풍과 지진, 그로인한 쓰나미로 사경을 헤매는 나라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말입니다.

기자는 늘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부지런하고 남에게 뒤지기 싫어하는 우리 DNA에 국토와 (경제)인구가 지금보다 두 배가 늘어난다면. 고통의 분단사 끝은 해피엔딩이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25일로 한국전쟁 발발 64주년이 됩니다. 긴장국면은 지속되고 있다. 안타깝게도 한 치 양보 없는 대치 아래 불신과 적대감, 증오와 복수로 점철된 분단 60년사는 오늘도 이어집니다. 남북 거래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우여곡절이 있긴 했지만 개성공단을 제외하고는 모든 남북경협이 올 스톱돼 있습니다. 2010년 3월 북에 의한 천안함 폭침, 이에 대한 우리 측의 초강경 대응인 5.24조치 결과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봐도, 유엔이 봐도, 일본이 봐도 지겨운 세월입니다. 그런데 남북은 으르렁대며 동족이란 사실도 분단이라는 사실도 잊고 사는 듯합니다.

안으로 들여다보면 더 형편없습니다. 북엔 인권이란 한 톨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핵문제로 국제사회 공공의 적이 된지 20년이 넘습니다. 안팎으로 가해진 압력에 경제는 쪼그라들 대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시간 더 흐르면, 회생 불가가 될지 모릅니다.

우리는 어떤가요. 국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여야가 진영논리에 갖춰 대화와 양보라는 미덕은 아예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국무총리 인사파문은 하나의 사례에 불과합니다. 우리 사회에 제대로 굴러가는 바퀴 하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때마침, 류길재 통일부장관이 “뒤에 지옥이 있더라도 무조건 해야 하는 게 통일”이라고 말했다. 통일의 기회가 온다면 주저하지 말고 숙명처럼 해내자는 얘기다. 24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한 행사에서 한 말인데 백번 맞는 말이다. 그런데 공자님 말씀과 진배없는데 왜 허전할까요. 그는 “남북 간에 신뢰가 쌓이면 5.24조치도 해제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 대목에 이르러선 더 그렇습니다. 남북문제, 이 정도면 때가 됐다는 겁니다.

꼬일 대로 꼬인 국정, 이제 돌파구를 찾아야 할 때입니다. 더 이상 시간을 끌면 곤란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외연을 넓혀야 합니다. 가용수단을 다 꺼내들어야 합니다. 남아있는 카드? 몇 장 안 될 겁니다. 그 중에 회심의 카드가 있을까요. 기자가 보기엔 분명 있습니다. 

/hchw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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