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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세계 도시농부 8억명…‘한국, 선입견 벗어야’
[헤럴드경제 = 윤현종 기자] 유엔개발계획(UNDP)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도시농부의 수는 8억명. 2013년 기준 세계인구의 11%정도다. 이 중 6억명은 자체소비를 위해 도시에서 농사를 짓는다. 하지만 한국에서 도시농업은 여러 선입견에 막혀 상대적으로 확산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열린 ‘서울도시농업박람회 국제콘퍼런스’에선 해외 각국에서 추진 중인 도시농업의 사례가 소개됐다.

▶ 밭 일구는 도시들 = 회의에 참석한 캐나다 푸드칼럼니스트 제니퍼 커크롤 킹은 영국 런던의 한 도시농부 사례를 소개했다. 이 농부는 자신의 주택에 있는 5㎡ 규모 발코니(베란다)에서 1년간 식료품 83㎏을 수확한다.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결과다.

이는 영국에선 경작용 토지를 공유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진 결과이기도하다. 소위 랜드쉐어(Landshare)다. 인터넷 상에서 경작 희망자와 토지 소유자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같은 방식 등으로 운영 중인 런던의 도시텃밭은 737개 정도다. 구획 수로는 3만6000개에 이른다. 런던시민 3만명이 임대텃밭 농사를 즐기고 있다. 런던 전체 가구의 14%가 자신의 집 정원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임대텃밭은 10년 이상을 기다려야 차례가 돌아올 정도로 인기가 높다. 

5㎡ 규모 발코니(베란다)에서 1년간 식료품 83㎏을 수확하고 있는 영국의 도시농부 마크 스미스의 도시텃밭

미국 뉴욕은 ‘그린 섬 프로그램’이 유명하다. 이는 기존 도시텃밭 경작자들이 시유지를 무단점유해 경작하던 텃밭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시에 협조를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도시텃밭의 재정지원은 연방정부의 지역사회개발기금을 활용한다. 현재 뉴욕에는 옥상에 텃밭을 둔 빌딩만 600개 이상이다. 서울(작년기준 옥상텃밭 총 123개)의 5배에 육박한다.

쿠바 아바나는 도시농업의 ‘선구지(地)’로 불린다. 이곳에서 소비하는 농산물 90%는 도심 및 시 근교에서 난다. 쿠바의 도시농업은 농업 노동자, 경작용 화단 조성 벽돌공, 행상인, 허브 가공업자, 퇴비 생산업자를 포함해 16만명의 새 고용을 창출하기도 했다.

▶ “한국, 반대여론 설득방법 모색해야” = 한국의 도시농업은 해외에 비하면 넘어야 할 산이 적잖다. 이날 회의의 두번 째 기조연설을 맡은 김완순 서울시립대 교수에 따르면, 서울의 도시농업 참여자 수는 시민의 4.3%정도다.

95.7%는 도시농업에 반대하거나 참여하지 않고 있다. 반대 이유 대부분은 “냄새가 나거나 지저분할 것”, “미관상 깔끔하지 못할 것” 등이었다.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열린 ‘서울도시농업박람회 국제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 중인 캐나다 푸드칼럼니스트 제니퍼 커크롤 킹

김 교수에 따르면 현재 서울 면적의 91.9%는 이미 개발됐거나 개발 중이다. 끊임없는 개발드라이브 속에서 한국인의 삶은 피폐해졌다는 분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세계36개국 중 26위 수준인 삶의 만족도는 그냥 나온 게 아니란 의미다. 대안적 삶의 모습으로 도시텃밭 가꾸기가 등장한 이유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도시농업에 대한) 반대여론을 설득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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