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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년 긴 안목과 비전으로 경쟁…해외IB와 맞붙을‘ 한국판 맥쿼리’ 절실”
골든크로스, 다시 뛰는 금융투자업계
고사 위기에 처해 있는 금융투자업계를 되살리기 위한 각계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제도 개선과 같은 규제 완화 발표가 이어지면서 업계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본시장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가 일회성으로 그칠 게 아니라 20~30년 긴 안목을 가지고 한국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장범식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아일랜드와 달리 한국은 우수 인력ㆍ제조업을 보유하고 있는 등 ‘동북아 금융 허브’로 발전할 수 있는 제반 여건이 갖춰져 있다”면서 “장기적인 안목과 비전을 통해 세계적인 투자은행(IB)과 겨룰 수 있는 금융사를 키워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금융투자업계의 ‘롤 모델’로 호주의 맥쿼리, 독일의 도이체방크, 홍콩의 HSBC 등을 꼽았다. 이들은 자국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해외 시장에 진출해 성과를 거둔 글로벌 금융사들이다.

특히 맥쿼리와 관련 장 교수는 “1985년부터 30년을 내다보는 긴 안목을 가지고 끊임없는 인수ㆍ합병과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키웠다”면서 “한국도 이런 안목과 비전을 가지고 규제 완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사를 만들기 위해 치열한 내부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성용 베인&컴퍼니코리아 대표는 “지난 20년간 증권사는 두 배로 늘었고 종사자 수도 10년 동안 30% 증가하는 등 공급 과잉의 상태”라면서 “지수에 의존해서 주식매매 수수료로 먹고 살던 시장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 상황에서 업계는 이제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증권업계의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증권사 면허 수 축소 ▷지점 감축과 비대면 채널 강화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 ▷자기자본 투자 활성화 ▷중견ㆍ중소기업 승계 지원 등 신규 비즈니스 발굴 등을 제시했다.

개인투자자 보호와 관련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규제 완화는 투자자 보호와 맞물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대부분 영역에서 규제 완화가 필요하지만 투자자 보호와 연관된 부분에서 만큼은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규제 완화 부작용이 당장은 나오지 않지만 시차를 두고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데 이는 고스란히 투자자와 자본시장에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면 장 교수는 “자본시장 건전성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규제 완화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무조건적인 투자자 보호보다는 책임이 수반된 금융소비자 교육과 문화 형성이 장기적인 시장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업계의 리서치인력 감축 움직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황 실장은 “골드만삭스 등이 세계적인 IB로 성장하는 데는 리서치 능력이 큰 배경이 됐다”면서 “구조조정에서 리서치분야를 축소하려는 경향이 많은데 장기적으로는 증권업계의 경쟁력을 훼손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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