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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요 공시전 주가 급등, 왜?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최근 주식시장에서 인수합병(M&A) 등 대형 호재가 발표되기 직전 주가가 요동치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정보의 사전 유출에 대한의구심이 높아지는 대목이다. 그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뒤늦게 뛰어드는 개미에게 돌아가게된다. 석연찮은 주식거래 동향에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등도 감시활동을 바짝 강화하고 있다.

최근 합병 등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주가가 먼저 움직이는 일이 빈번해졌다. 다음과 카카오 합병에 앞서 LG에 인수된 실리콘웍스도 이에 해당된다.
지난 23일 장마감후 LG는 기업결합 승인 절차를 거쳐 실리콘웍스를 계열사로 편입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실리콘웍스 주가는 이미 지난 3월말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공시가 나기 직전인 이달 21일에는 3.73% 올랐고 22일에는 7.60% 급등했다. 거래량도 각각 29만여주와 93만여주로 평소 10만주가 되지 않던 거래량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 22일 장 시작 전에 삼성제약 인수를 공시한 젬백스의 상황도 비슷하다. 젬백스 주가는 공시 전날인 21일 7.95% 급등했다. 이날 거래량은 121만여주로 평상시의 두세배에 달했다.
삼성제약은 공시 전부터 상한가와 하한가를 오가는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였다. 지난 9일과 16일 각각 상한가를 기록했고 20일에는 하한가로 돌변한뒤 21일과 22일 이틀 연속 상한가로 뛰었다. 평소 100만주도 안되던 거래량이 21일에는 575만여주로 급증했다.

관련 정보가 미리 새나간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 만한 대목이다. 당시 시장에서는 합병 정보가 사전에 흘러나갔다는 의혹이 적지 않았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근 인수합병 재료가 발표된 상장사들은 합병을 제외하면 주가를 움직일만한 재료가 사실상 없었다“면서 “합병 공시전에 주가가 급등했다는 것은 충분히 의심을 살 만하다”고 지적했다.

밋밋한 주가흐름을 보이던 다음은 지난 26일 카카오 합병을 발표하기 직전 거래일인 23일 6.69% 올랐고 거래량도 46만여주로 전날의 8배에 달했다. 다음 주가는 27일과 28일 연속 상한가를 보인뒤 29일 오전 보합권에서 매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미공개 정보 유출 의혹은 증권가의 고질적인 문제다. 증시에서 수익과 손실을 판가름하는 잣대는 ‘정보’다.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이 미공개정보를 주고받는 관행 탓에 정보의 비대칭성에 노출된 일반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문제는 줄곧 제기돼왔다.
지난해 CJ E&M은 실적 악화와 관련된 미공개 정보를 기관에 사전유출, 기관의 손실을 회피케하면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모니터링 등 감시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금감원은 다음 주가와 거래량과 관련해 미공개 정보가 이용됐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기본적인 사실 관계를 파악한 뒤 혐의가 있으면 대량거래계좌 등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조사의 핵심은 합병에 대한 의사 결정 시기와 정보공개 전 다량매매한 매수자들의 관계다.

거래소 관계자는 “미공개 정보의 사전 유출 행위는 투자자 피해는 물론 시장에 대한 불신을 낳는다는 점에서도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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