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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회장 vs 이행장 이젠 자존심 싸움?
KB분란 언제 봉합되나
은행 전산시스템 교체를 두고 시작된 KB국민은행 경영진의 내홍(內訌)이 갈수록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이사회 개최가 재개되면서 사건이 진정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기대했지만, 갈등이 더욱 첨예하게 대립되는 양상이다. 중재에 나선 임영록 KB금융 회장은 갈등 봉합에 실패했고, 30일 예정된 이사회 역시 해결책 모색 보다 각자 의견만 내세우다 끝날 공산이 크다. 바야흐로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KB의 내홍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것은 이번 분란이 임 회장과 이 행장의 대리전으로 비춰지면서 두 최고경영자(CEO)간 자존심 대결로 치닫는 양상을 띠기 때문이다. 지주에서는 사외이사와 행장 간 대립으로 선을 긋고 있지만 사실 사외이사들이 임 회장쪽에 가깝다는 점에서 ‘KB의 두 수장간 대립’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국민은행 사외이사는 4명 중 3명이 임 회장 취임 후 교체됐다. 이와 함께 지주는 은행 이사회에서 전산시스템 교체가 재논의되는 점에 대해 이 행장 측에 여러 차례에 걸쳐 우려를 나타낸 점도 이번 갈등이 두 CEO의 대리전으로 보는 시각에 힘을 더한다. 이 행장이 정병기 상임감사가 제출한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이사회에 관련 내용을 재상정하려고 하자 윤웅원 전무(최고재무책임자ㆍCFO)와 김재열 전무(최고정보책임자ㆍCIO) 등 지주 임원들은 은행 측에 우려를 표명했다. 물론 임 회장이 직접 얘기한 적은 없지만, 지주 임원들의 발언은 사실 임 회장의 뜻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처럼 일종의 자존심 문제까지 걸려있다보니 갈등 봉합이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물론 이 행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산시스템 교체는 )그냥 둬도 금융감독원 검사에서 적발될 수 있는 사항이다. 그냥 넘어가면 배임이 될 수 있다”면서 당위성을 밝히고 있지만 한번 디딘 행보를 돌이키기가 어려워 보인다.

국민은행 사외이사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사외이사들은 오는 30일 이사회에서 이 행장이 이사회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와 별도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즉 이사회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감사보고서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감사보고서를 검토해달라는 이 행장의 의견을 무시하는 뜻으로, 갈등 봉합과 거리가 있는 선택이다. 이 역시 자존심을 지키려는 모습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같은 미묘한 부분까지 맞물려 있기때문에 KB 내홍이 봉합되기에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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