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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 칼럼 - 최종학> 국격 좌우하는 여행객 안전
세월호 참사가 난지 40일이 넘었지만 아직도 어안이 벙벙하고, 모든 일에 좀처럼 흥이 나지 않는 이 상태가 여전한 것은 한국 국민이란 증거일 게다. 아무튼 이 사건을 계기로 기업의 부도덕한 영리 추구를 방치해 온 데 대한 사회적, 정책적 반성과 함께, 안전 문제가 큰 이슈로 떠올라, 관광 부문에서도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얼마 전 국내 한 전문여행사에서 외국인관광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 응답자 67%가 한국여행이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남북 대치상황도 그렇고, 안전사고에 대해서도 큰 불안을 느꼈다는 것이다. 이런 인식이 고착된다면 외래관광객 1000만 명을 넘긴 가운데 동북아 관광중심지라는 한국의 위상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하겠다.

이런 흐름에서 한국관광공사도 여행객 안전을 현 단계의 중요한 과제로 설정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공사는 내·외국인관광객의 모든 여행과 관련, 안전여행 대책 수립을 위해 6월초 특별 전담 TF를 출범시킨다.

CEO를 단장으로 하는 이 TF에서는 국민국내여행, 국민국외여행, 방한외래객, 관광시설, 조사연구 등 부문별 6개 반에서 올 8월말까지 안전여행 매뉴얼 및 교육 프로그램 개발, 관광지 시설 안전점검 및 국내외 사례 조사, 안전여행 정보제공 대책 등 안전여행 종합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특히 공사는 3개월 간의 TF 종료 후에는 안전여행 전담조직을 정식 발족시켜 전사적으로 이 대책들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게 된다.

해외에서도 관광객 안전은 중요한 문제다. 특히 자연자원이 중요한 관광매력인 호주나 하와이 같은 곳은 자연재해나 오지 탐험에 따른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에 안전여행을 위한 안내정보 제공이나 지침 등 대응체계가 확립, 가동되고 있다. 또 지진이 빈번한 일본을 가본 사람이라면 유사시에 대비한 초동대응 및 서바이벌 매뉴얼을 본 사람이 아마 꽤 될 것으로 안다. 이처럼 준비된 모습, 그리고 무엇보다도 실전에 대비해 꾸준히 연습해 온 관리 관행이 그 나라의 안전 이미지에 대단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바늘 가는 데 실 가듯이, 안전 문제에는 철저한 관리가 수반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철저한 관리라 함은 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사전적(事前的) 의미, 그리고 사고 발생시에는 신속하게 대응하여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사후적(事後的) 의미가 동시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런 체계가 마련되려면 정부 각 부처는 물론이고, 방문객을 맞이하는 지역사회와 업계 등 모든 부문의 총체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수다.

애통하기 그지없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이제는 정말 안전 문제를 경시하고 형식으로나 만족하는 관행에서 영원히 벗어나, 튼튼한 나라를 만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관광 부문의 한 사람으로서, 모든 여행주체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제도와 관행을 제대로 확립하는 첫발을 내딛도록 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일 것을 스스로 다짐해 본다.

최종학 관광공사 경쟁력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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