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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뒤땅 치고 토핑 나고…프로도 울리는 미스샷…그린주변 이것 명심하라
숏게임은 무조건 부드럽게…띄우기 보단 굴려서 붙여라
#장면1. 지난 12일(한국시간)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4라운드. 재미교포 리처드 리(27)는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 비치의 소그래스TPC의 시그니처홀인 17번홀(파3)에서 티샷을 날렸다. 공은 그린 옆 프린지에 멈췄다. 웨지로 칩샷을 시도했지만 토핑이 나 볼은 고작 10㎝ 밖에 나가지 못했다. 스스로도 어이없다는 듯 한참동안 공을 바라보던 리처드는 퍼터로 바꿔 들었다. 그런데 퍼터로 친 세번째샷도 20㎝ 정도 구르고 끝이었다.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괴로워 한 그는 간신히 더블보기로 막고 악몽같은 홀을 빠져나왔다. 외신들은 좀처럼 보기 힘든 진기한(?) 장면이라며 대서특필했고 리처드는 “7살 딸이 아빠보다 자기가 더 잘칠 수 있겠다며 놀리더라”며 허탈해 했다.

#장면2. 18일 경기도 포천 일동레이크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이번엔 허윤경이 그린 앞에서 고개를 떨궜다. 4라운드에서 줄곧 선두를 달리던 허윤경은 17번홀에서 김세영에게 동타를 허용했다. 결국 승부를 내지 못해 18번홀(파3) 연장전으로 끌려갔다. 먼저 티샷을 날린 허윤경의 공이 홀 반대편 그린 뒤로 굴러갔다. 김세영의 티샷도 홀에서 가까운 거리가 아니었다. 김세영보다는 멀지만 세컨드샷에 따라 반전도 노릴 수 있는 상황. 하지만 허윤경은 긴장을 했는지 어프로치샷을 하다 그만 뒤땅을 치는 실수를 범했다. 공은 홀 근처에 가지도 못한 채 몇번 구르다 멈췄다. 결국 대회 우승컵은 김세영에게 돌아갔다.

흔히 골프는 미스샷의 게임이라고 한다. 굿샷보다는 미스샷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그날의 스코어를 좌우한다는 얘기다.

미국의 골프 전설 벤 호건도 “원하는 샷을 세 개만 성공시켜도 그 라운드는 성공한 것으로 여긴다”고 할 만큼 골프는 미스샷과의 싸움이다. 톱프로들도 언제든지 뒤땅을 치고 토핑을 하는 실수를 범한다.

아마추어 골퍼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평소 연습 한 번 안하고도 미스샷 한 번 나면 채를 내던지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다. 특히 리처드 리나 허윤경처럼 그린 주변에서 실수할 경우 더욱 뼈아프다. 기가막힌 티샷과 세컨드샷으로 그린 앞까지 잘 와서 그만 어프로치샷으로 ’홈런‘이라도 때리면 민망함을 넘어 자괴감까지 밀려온다. 숏게임에서 장타자가 되지 않는 방법, 미스샷을 줄이는 비결은 뭐가 있을까.

김태복 스포월드 헤드프로는 “어프로치샷의 마지막은 ‘떠서’ 도착하는 게 아니라 ‘굴러서’ 도착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조언했다. 웬만한 프로들도 홀 옆에 딱 붙여 세우기란 어렵다.

주말골퍼들은 캐디가 남은 거리를 20야드 또는 30야드라고 말해주면 이 거리만큼 쳐 버리는 경향이 있다. 즉 내 볼이 날아가 떨어질 지점은 10~15야드이고 나머진 굴러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김 프로는 “홀컵까지 남은 거리를 생각하고 치면 100% 클 수밖에 없다. 실수를 줄이는 방법은 내 볼이 굴러가는 스피드를 자꾸 생각하고, 내 볼이 그린에 떨어져 마지막 홀컵까지 어떻게 가야하는지 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고 했다.

또 하나. “최악의 퍼팅이 최상의 어프로치 보다 낫다는 말을 기억하라”고 한다. 김태복 프로는 “굴릴 수 있으면 굴리라는 것이다. 아무리 잘된 어프로치샷이라도 띄워서 목표에 접근시키는 건 굴리는 것보다 어렵기 마련이다. 앞에 특별한 장애물이 없는 이상 굴리는 게 좋다. 퍼터가 아니더라도 상관없다”고 했다.

김 프로는 “대부분 아마골퍼들은 그린 근처에 가면 자기가 쓰는 채만 갖고 간다. 어디서 많이 본 게 있어서 그런지 무조건 샌드웨지(56도)나 선수들도 잘 쓰지 않는 58도, 60도 웨지를 사용한다. 하지만 선수들은 피칭웨지나 9번 아이언도 많이 쓴다. 굴릴 때는 로프트가 서 있는 채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PGA 투어 선수들도 6번, 7번 아이언으로 잘 굴린다. 볼이 차분하고 낮게 굴러야만 홀컵에 들어가는 확률이 높아진다”고 했다.

역시 가장 중요한 건 심리적 요인이다. 긴장감은 어깨와 손목에 힘이 들어가게 하고 이는 미스샷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김태복 프로는 “긴장감을 버리고 손목을 부드럽게 해서 헤드 무게를 느끼는 게 제일 중요하다. 요즘 골프장은 난이도를 높이기 위해 그린을 더욱 빠르게 만들고 그린 근처는 풀을 짧게 깎지 않아 약간의 러프들이 많다. 그럴 때일수록 헤드무게를 이용해 어프로치하는 게 중요하다. ‘숏게임은 무조건 부드럽게’를 잊지 않으면 된다”고 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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