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글라스’로 축구 전술을 짜고 선수들의 데이터를 현장에서 분석해 즉각적인 대비책을 세우는 감독, 공에 특수칩을 집어넣어 골 라인을 넘었는지,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갔는지를 판단하게 해주는 최첨단 IT기술, 경기장의 모든 조명과 제반 시설을 태양광과 풍력 발전 에너지로 가동하며,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그린 전력 증서 혹은 열 증서의 활용으로 처리하는 친환경 에너지 활용하는 방법 등 기발하고도 다양한 실제 사례와 톡톡튀는 아이디어가 속출했다.

이번 1학기동안 필자 강의를 수강하는 대학생들에게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대체 에너지 체계의 상호작용을 통한 경제 혁명을 제시한 미국의 세계적인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의 베스트 셀러 ‘3차 산업혁명’을 읽고 스포츠 산업의 미래를 전망하는 과제를 부여해 창의적 사고를 유발해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30여명의 학생들이 제시한 내용들은 예상했던 것 이상이었다. 스포츠 경기 안팎과 스포츠 시설과 서비스업 등 스포츠 산업 전반에 걸쳐 현재 진행되고 있거나 앞으로 일어나게 될 다양한 변화들이 구체적인 사례를 곁들여 소개됐다.

무제한적인 생산과 과도 소비사회의 20세기를 넘어 디지털환경이 대세를 이루는 21세기로 접어들면서 산업 구조가 크게 바뀌었다. SNS와 인터넷의 확산, 재생에너지 중심으로의 에너지 시스템 변화와 함께 산업 전 영역에 걸쳐 많은 변화가 진행 중이며 앞으로 엄청난 변화의 물결이 닥칠 전망이다. 리프킨이 주목한 것은 에너지 생산과 유통 혁명이 중심인 3차 산업혁명이다. 2차례의 산업혁명이 석유와 석탄, 경공업과 중화학 공업으로 산업의 급속한 발전을 이끌었다면 이번 3차 산업혁명은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수평적 이동과 에너지 협업 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산업시스템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는게다.

3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과학과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온 스포츠 산업의 구조적 개편과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동네 휘트니스클럽에서부터 매머드한 종합 경기장까지, 조그마한 지역대회부터 국제 종합대회인 올림픽까지, 동호인 수준의 아마종목에서 많은 대중들이 즐기는 프로스포츠까지 새로운 기술과 에너지 활동에 따른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리라는 예상이다. 학생들이 주목했던 것은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 나갈 창의적 기술과 사고에 기반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IT기술을 기반으로 네트워크의 확산으로 스포츠가 갖고있는 생태적인 체계의 근본적인 변화들을 모색하고자 했던 것이다. 현재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선을 넘어서 획기적인 구조개선과 창조적 변화를 엿볼 수 있었다.

스포츠 산업의 미래가 어떻게 그려질 지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시대적 환경과 변화를 따라서 바뀌어 나가리라는 것은 추측해 볼 수 있다. 과거 스포츠 산업이 환경과 시대의 산물로 많은 변화와 발전의 과정을 겪었다. 사회가 맹렬한 속도로 디지털화가 이루어지고 재생 에너지 기술이 날로 발전해가면서 미국과 유럽 등에 비해 전반적으로 뒤진 우리나라 스포츠 산업이 새로운 시대를 맞아 새롭게 부상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아나갔으면 한다.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언론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