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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가 160억, 국내 최고가 ‘트라움하우스’ 둘러보니…
[헤럴드경제=박일한 ·박병국 기자] ‘트라움하우스’. 독일어로 ‘꿈의 집’이란 뜻이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연립주택 ‘트라움하우스’가 올해도 전국에서 가장 비싼 공동주택인 것으로 조사됐다.

트라움하우스5차<사진> 전용면적 273.64㎡형이 57억6800만원, 트라움하우스3차 전용면적 273.82㎡형이 42억8000만원을 각각 기록해 나란히 전국에서 가장 비싼 공동주택 1, 2위를 지켰다. 모두 지난해보다 3억원 가량 올랐다. 트라움하우스는 주택가격 공시제도가 도입된 직후부터 9년째 줄곧 1위를 달리고 있다. 청담동, 삼성동, 성수동 등 곳곳에서 초고가 아파트나 연립주택이 지어지면서 국내 최고가 공동주택 시장도 순위변동이 심하지만 1위 자리만큼은 굳건하다.

29일 오후 찾은 트라움하우스는 변함없이 작은 요새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트라움하우스 2차ㆍ3차ㆍ5차까지 들어가는 문은 하나 밖에 없었다. 입구는 정장을 입은 경비원들이 굳게 지키고 있었다. 정문 앞에서 만난 인근 주민에게 5차의 위치를 묻자, 눈빛으로만 ’저기‘라고 말했다.

트라움하우스는 1차부터 2차ㆍ3차ㆍ5차까지 1993년부터 모두 네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공급됐다. 가장 최근에 분양된 5차는 2003년 입주했고, 3차는 2002년에 주인을 맞았다. 각각 16~19가구 규모로 최소 전용 220㎡이상의 초대형으로만 구성됐다. 복층형 설계다. 


워낙 고가이다 보니 거래는 잘 이뤄지지 않는편이다. 트라움하우스 바로 앞 롯데공인 관계자는 “매물은 3~4개 있는데, 시장을 통해 거의 거래가 안되고 소유자들끼리 직접 접촉해 매매가 성사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주변 중개업소에 따르면 트라움하우스5차 273.64㎡형의 공시지가는 57억6800만원이지만 실제 호가는 90억~160억원으로 다양하다. 이는 실사용 면적의 차이 때문이다. 공부상 전용면적은 226~273㎡로 비슷하지만 실사용ㆍ서비스 면적은 363㎡~661㎡로 제각각이다. 실사용 면적에 따라 호가가 수십억원씩 차이가 나는 것이다.

실제 거래된 실거래가 기록도 뜰쭉날쭉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008년 6월 전용 273㎡형이 120억7550만원에 거래됐는데, 같은해 7월 95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최고가 주택이니 만큼 내부 시설이 화려하다. 바닥재 대리석은 이탈리아에서, 스팀사우나는 미국에서 수입되는 등 전세계 최고급 제품만 쓰였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리히터 규모 7이상의 강진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유명하다. 지하에서 1층까지 납, 고무, 강철로 만든 적층고무를 이용하는 ’면진층 공법‘을 적용해 진동에 강하다.

지하에는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200여명이 동시에 2개월 이상 생활할 수 있는 철벽방공호가 지어져 있다. 흉내만 낸 게 아니라 스위스의 안전규정에 적합하게 만든 방공호라고 한다. 24시간 경비원이 상주하며 카드를 꽂아야만 작동하는 가구별 전용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다.

이런 주택엔 누가 살까. 이건희 삼성 회장, 강덕수 전 STX 회장, 곽정환 코웰이홀딩스 대표, 김석규 한국몬테소리 회장, 오상훈 대화제지 회장 등 국내 내놓아라하는 부유층이 소유주로 돼 있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경영 어려움으로 무너진 STX그룹의 강 전 회장은 지난해 1월 채무를 갚기 위해 이 집을 내놓았으나, 무슨 이유인지 현재 매물을 다시 거둬들인 상태라고 한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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