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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직증축 리모델링 설계안 따져보니…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이달 25일부터 시행되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최대 3개 층수까지 높이도록 허용)을 통해 서울 강남 주요 아파트의 조합원 분담금이 최대 50% 이상까지 절감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모델링 대상이 많은 성남 분당 등의 아파트 단지도 30~50% 수준으로 분담금이 줄어 리모델링 사업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헤럴드경제가 확보한 서울지역 첫 리모델링 추진단지인 강남 개포동 ‘대치2단지’ 설계안에 따르면 지하1층, 지상15층, 가구수 1753가구의 이 아파트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통해 지하2층, 지상 18층, 1946가구의 단지로 변신한다. 

서울 지역 첫 리모델링 지역인 강남 개포 대치2단지 모습.

일반분양을 위한 추가가구는 허용한도인 15%보다 다소 낮은 11%(193가구) 늘어난다. 수직증축에 따른 허용 용적률 한도를 지키면서 분양성 높는 전용면적 85㎡형(148가구)을 많이 짓기 위해서다. 리모델링 설계를 맡은 시공사 현대산업개발은 전용 60㎡ 전후 소형 가구수 비중을 늘리면 일반분양 가구 수를 더 확보할 수 있지만 분양성이 떨어져 수익은 오히려 더 내려갈 수 있어 중형을 많이 넣었다고 설명했다.

분양가는 아직 조합과 합의하진 않았지만 3.3㎡당 2800만원 정도로 준비하고 있다. 일반분양물량은 선호도가 높은 16~18층에 모두 있기 때문에 상품성이 뛰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강남에서 분양한 ‘역삼자이’, ‘아크로힐스 논현’ 등의 분양가는 모두 3.3㎡당 3000만원 이상이었지만 분양에 성공했다. 단순계산만으로 최소 1700여억원의 분양수익이 생기는 것이다.

기존 주민들의 아파트 크기는 전용 50㎡형이 60㎡형으로, 40㎡형이 48㎡형으로 각각 늘어나는 등 2.85~9.97㎡ 정도 범위에서 증가한다. 특히 지하주차장 등을 새로 만들면서 주차대수가 가구당 1.1대로 늘어나 편리해진다.

분당지역에서 리모델링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한솔5단지’는 3개층 수직증축 등을 통해 1156가구에서 1329가구로 15%(173가구) 늘어난다. 일반분양 물량 가운데 가장 많은 115가구가 전용 84㎡형이고 나머지는 74~79㎡형이다. 역시 분양성을 높이기 위해 중형 위주로 일반분양을 최대한 늘렸다. 그러다보니 기존 조합원 주택 크기 증가폭은 작은 편이다. 가구수가 가장 많은 전용면적 42㎡형이 44㎡형으로 커지는 정도다.

이 아파트의 일반분양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1900만원정도로 책정한다는 게 시공사측 판단이다. 분양수익이 1000억원이상 나올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현대산업개발은 이번에 마련된 개포 대치2단지와 분당 한솔5단지 리모델링 설계안에 대한 주민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건축 심의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이근우 현대산업개발 리모델링사업부장은 “일반분양수익을 최대한 높여 조합원 부담을 줄이는 쪽으로 설계를 했다”며 “강남권 주요 리모델링 추진 아파트의 조합원 분담금은 50%이상, 분당지역은 3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직증축을 통해 일반분양을 할 수 있게 된 만큼 조합원들은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말한다.

기본적으로 증축 리모델링에는 ‘용적률 총량제’가 적용된다. 가구당 40%의 면적을 늘릴 수 있는 최대한도로 정해 놓고, 그만큼 용적률을 허용하는 것이다. 조합원들이 자신의 면적을 덜 늘려 활용할 수 있는 용적률이 많아지면 수직증축 등을 통해 일반분양을 더 할 수 있게 되는 구조다. 분당 한솔5단지가 일반분양을 허용범위인 15%까지 늘릴 수 있는 건 조합원이 기존 주택 크기를 거의 늘리지 않겠다고 동의해야 가능한 설계다.

리모델링 수준도 앞으로는 골조만 남기고 모두 부수고 새로 짓는 ‘전면철거’ 형태 뿐 아니라 다양한 형식의 맞춤형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조합원이 일반분양을 얻은 수익만큼만 활용해 공사를 최소화하는 방법도 선택할 수 있다는 것. 이동훈 무한건축사사무소 소장은 “단열 등 기본적인 성능 개선 공사만 한다면 리모델리 공사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새로 생기는 일반분양 물량을 활용한다면 조합원 분담금을 거의 낼 필요 없는 단지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국 서일대 건축과 교수는 “일반분양 물량이 생긴다면 사업성 개선의 핵심은 분양성이 중요해진다”며 “자칫 미분양이 발생한다면 조합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으므로 지역별로 사업 전략을 잘 세워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일한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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