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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침몰] “잠 못들고 불안” 생존자 외상후증후군 심각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세월호 생존자들이 심각한 외상후증후군에 시달리고 있어 세심하고도 과학적인 치료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전남 목포한국병원은 19~20일 이틀간 생존자와 사망자가 대거 이송된 병원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체환자의 절반 정도가 약물치료를 동반한 치료를 받을 정도로 심각한 외상후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고 발표했다. 실제 병원서 만난 상당수의 생존자들이 극심한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었다.

유재광 원장은 브리핑에서 “그간 이 병원에 내원한 환자는 총 29명이고, 이 중 10명은 입원 당시 사망상태였다. 나머지 19명 환자 중 경증환자 8명은 퇴원했으며 현재 11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다(현재는 12명)”고 밝혔다. 또 “대부분 중환자가 많고 배가 넘어지면서 척추를 다치거나 뼈가 여러군데 부러진 환자가 5명”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어렵게 생존한 환자들 중 일부는 외상후증후군에 시달려 상당히 불안한 상태다. 유 원장은 “현재 3명~4명은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며 “대한정신과협회에 등과 협조할 예정”이라고 했다.

실제로 헤럴드경제 취재 결과 이 병원에 입원한 일부 환자들은 극도의 수면장애, 불안감 등을 호소했다. 생존자 A 씨는 “악몽을 꾸는 건 아니지만 잠이 오지 않아 병원에서 ‘심할 경우 안정제를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며 “신경정신과 의사와 상담하는 데 의사가 무의식적으로 사고 기억이 떠오를 수 있으니 가급적 사고와 관련된 뉴스는 보지 말라고 했다”고 했다.

생존자들의 심리적 불안감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생각을 떠올리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 유 원장은 “과거의 생각과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것 자체가 아프게 하는 것”이라며 “가족들도 사고를 잊게끔 하고, 일상생활을 자연스레 영위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또 “특히 취재진이 몰려와 똑같은 내용을 반복적으로 물어보면서 큰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으니 가능하면 중요한 것만 물어보고 당시 상황을 떠오르게 하는 질문은 자제해 줄 것”을 호소했다.

한편 병원 측은 “추가 구조자를 닥터헬기로 이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닥터헬기는 현장에서부터 치료할 수 있는 모든 장비가 구비돼 있다. 원칙상 일몰 전까지만 비행이 가능하지만 보건복지부 허가를 받은 후 가족들의 확인을 거쳐 이용할 계획이다.

목포=서지혜 기자/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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