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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유럽에 ‘가스 공급 중단’ 으름장…유럽 가스공급량 15% 축소 위협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크림반도 침공에 따른 서방의 경제 제재로 위기에 몰린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이 ‘천연가스’를 무기로 역공에 나섰다.

유럽 전체 천연가스 사용량의 30%를 공급하는 러시아가 실제로 가스공급관을 잠글 경우 유럽은 올 겨울 사상 최악의 한파를 맞게 된다. 서방측으로서는 핵무기 다음으로 위협적인 무기를 푸틴이 꺼내든 셈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유럽국가 지도자들에게 서한을 보내 우크라이나가 밀린 가스대금을 갚지 않으면 가스공급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서한에서 우크라이나가 22억 달러에 이르는 가스대금을 갚지 않을 경우 러시아 국영가스사 가스프롬이 앞으로 가스대금을 선불로 받을 수밖에 없으며, 지급조건을 추가로 어길 경우에는 가스 공급을 전부 또는 일부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러시아는 유럽 가스 공급의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인 15%는 우크라이나를 통해 공급된다. 푸틴이 가스대금 연체를 이유로, 우크라이나 가스관을 잠글 경우, 유럽은 러시아로부터 공급받는 천연가스량이 절반 가량 줄어들게 된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경제를 안정시키고 회복시키는 노력에 동참할 용의가 있다”면서 다만 유럽연합(EU)과 “동등한 조건으로” 참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 비서(공보수석)는 이날 기자들에게 “오늘 푸틴 대통령이 서명한 서한이 외교 채널을 통해 동유럽과 서유럽 국가 지도자들에게 전달됐다”며 “이 서한의 사본을 브뤼셀(EU 본부)에도 보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한에서 우크라이나의 가스 대금 체납과 관련한 심각한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시하고 더는 미룰 수 없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급한 조처를 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페스코프는 소개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러시아산 가스의 대금 일부와 지난달 분 가스 대금을 지금까지 내지 않았으며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9일 현재 우크라이나의 가스대금 체납액이 22억3800만 달러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이달 1일부터 크게 인상한 새로운 가스 공급가를 인정할수 없다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가스대금도 지급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

크림 병합 등으로 우크라이나와 심각한 갈등을 겪는 러시아는 1일부터 대(對) 우크라이나 가스 공급가를 종전보다 80% 이상 인상했다.

지난해 12월 푸틴 대통령과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이에 합의됐던 할인 혜택을 취소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에 자국 흑해함대를 주둔시키는 대가로 제공해 오던 할인 혜택도 폐지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까지 1천㎥당 268.5 달러였던 가스 공급가는 1일부터 485.5 달러로 올랐다.

러시아는 앞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공급을 한 달 전에 먼저 대금을 받고 대금에 상당하는 양만큼의 가스만 공급하는 선지급제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가스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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