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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세 아프간 소녀의 기구한 운명, 아버지는 소녀를 팔아야만 했다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불과 6살. 소녀는 자기보다 13살이나 나이가 많은 19세의 소년을 남편으로 맞았다.

푸른색의 스카프를 둘러 쓴 초롱초롱한 갈색 눈의 아이, 나그마 모함마드는 지구 반대편의 또래 아이들처럼 책을 읽어본 적도 없고 컴퓨터를 해 본 적도 없으며 악기를 만져보거나 교실에 발을 들여본 적도 없다.

나그마는 이제 막 7살이 됐다. 삶의 무게 때문에 유년시절을 뺏겨버렸던 소녀, 그는 어떻게 이런 기구한 운명을 살게 되었을까.

미국 CNN 방송은 9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의 삶과 역경을 알리고자 생계를 위해 자신의 딸까지 팔아야 했던 한 가정의 1년을 집중 조명해 보도했다.

[사진=CNN]

아프가니스탄 남부 헬만드주에서 살던 타즈 모함마드는 지난해 아내와 9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더 나은 삶을 찾아 수도 카불의 난민 캠프로 들어왔다.

전쟁을 피해 카불로 왔지만 삶은 녹록치 않았다. 가족들은 굶주림으로 지쳐갔고 설상가상으로 혹독한 겨울이 찾아왔다. 아내는 병에 걸려 병원 신세를 져야 했고 3살 난 아들은 자신의 인생을 제대로 꽃피워보지도 못한 채 추위에 얼어죽었다.

모함마드는 아내의 약값을 대고 생계를 꾸려가기 위해 2500달러를 빌렸다. 하지만 빚을 갚을 능력이 없었다.

결국 그가 선택할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은 당시 6살에 불과했던 딸 나그마를 돈을 빌렸던 사람의 아들에게 시집보내는 것 뿐이었다.

6살 난 딸을 시집보내는 심정이 오죽했을까. 모함마드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회한이 섞인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모두가 아이들을 그렇게 시집보내긴 하지만 나그마를 그런 식으로 보내는 건 정말 어려웠습니다.”

도움은 먼 곳에서 찾아왔다. 소식을 접하게 된 미국의 인권단체들이 나서서 ‘지르가’(Jirga)라고 불리는 원로 모임을 찾아가 설득했고 한 익명의 자선가가 모함마드의 빚을 청산해주면서 나그마는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올해 나그마는 9살된 오빠 와킬과 학교에 입학했다. 이 학교는 고아들과 사회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학교다.

붉은 드레스를 입고 아버지와 함께 학교에 방문한 나그마는 처음 본 낯선 환경에 아버지 곁을 떠나지 않았지만 의지와 다르게 어려운 삶을 살아야 했던 운명에서 벗어나 평범한 아이로서의 삶을 살 수 있게 됐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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