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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랙박스 가물가물…이제 믿을 건 ‘블루핀 21’
실종 두 달째로 접어드는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편명 MH370) 블랙박스 수색 작업에 무인 심해 잠수정 ‘블루핀(bluefin) 21’이 새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블랙박스의 수명이 끝나 음파 신호를 탐지할 수 없게 되면, 해저를 샅샅이 뒤질 수 있는 무인 잠수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MH 370기 블랙박스 배터리가 방전될 가능성이 시시각각 커지고 있다”면서 “이제 수색 작업의 중심은 블루핀 21 배치로 넘어가 완전히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금까지 국제 수색팀은 지난 5일과 6일 새벽 2차례 실종 여객기 블랙박스에서 발신된 것으로 추정되는 주파수(33.2㎑)가 실제 실종기의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수중 음파 탐지기 ‘토드 핑거 로케이터’(TPL)를 투입해 수색 작업을 벌여왔다. 이 신호에 근거해 수색 범위를 퍼스 북서쪽 2268㎞ 떨어진 인도양 해역 7만7580㎢까지 좁혔지만 실종 32일차인 8일까지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블루핀 21의 모습 [자료=블루핀로보틱스]

뿐만 아니라 블랙박스의 수명도 얼마 남지 않았다. 블랙박스 배터리 수명은 30일 가량으로, 아무리 길게 잡아도 16일이면 완전 방전될 것으로 보인다. 블랙박스 음파 발신기(핑어)에 걸었던 실낱 같던 희망이 사실상 사라진 셈이다.

이에 따라 블랙박스가 가라앉은 것으로 보이는 인도양 수심 4500m 해저를 직접 수색할 수 있는 심해 잠수정 블루핀 21이 마지막 희망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8일 워런 트러스 호주 총리 대행은 조만간 해군 오션실드호에 TPL 대신 블루핀 21을 탑재해 내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블루핀 21은 직경 21인치, 길이 5m 짜리 소형 무인 잠수정으로 수심 4500m까지 잠수할 수 있다. 수색에 투입되면 측방 감시용 수중 음파 탐지기(side-scan sonar)를 이용해 20시간 동안 블랙박스를 찾아내는 작업을 하게 된다. 블랙박스로 의심되는 물체를 발견하면 음파 탐지기 대신 고성능 수중 카메라를 장착해 촬영한다.

그 뒤 또다시 20시간의 수색 작업을 수행하고 오션실드호에 복귀한다. 이후 촬영 영상을 받는 데 3∼4시간이 소요되며, 호주 교통안전국(ATSB) 등 전문가 15명이 이 내용을 분석하는 데 추가로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따라서 블루핀 21이 블랙박스를 찾아낼 때까지 최소 43∼44시간, 수색 범위나 기상 등 기타 요인에 따라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한편 지난 2009년 대서양 상공에서 추락했던 에어프랑스 A330기의 블랙박스는 2년 뒤인 2011년에야 인양됐다. 당시 블루핀 21 같은 무인 잠수정 ‘레무스’와 ‘레모라’가 투입돼 4000m 깊이 바다속을 샅샅이 수색한 뒤 이 같은 성과를 얻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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